한투證, 제이알리츠 후폭풍…리츠 전단채 시장서 보수적 행보

김경렬 기자
2026.06.21 14:30
주요 리츠사의 단기사채 미상환 잔액/그래픽=김지영

한국투자증권이 제이알글로벌리츠(REITs)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상장 리츠 전단채 주관 업무에서 잇따라 발을 빼거나 발행금리를 올리는 등 보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더딘 회복세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금리 인상 시사로 채권시장 경계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보수적인 행보가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2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전단채 780억원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롤오버(만기 재발행)에 참여하지 않았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이달 말 KB증권이 주관한 220억원어치 전단채 상환도 앞두고 있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전단채 발행한도는 1000억원으로 보고서상 가장 최근 전단채(3개월짜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발행한 2건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물량 규모(780억원)가 한도 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자금조달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투자증권이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주관 업무에서 손 뗀 것은 제이알글로벌리츠 단기채 지급 거절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 차원의 조치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전단채 주관 업무도 힘겹게 해결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발생한 직후이다 보니 조건 합의에 시간이 걸렸다. 지난달 6일 만기 도래한 코람코라이프인프라의 전단채는 100억원이었다. 전단채 차환 발행 과정에서 금리를 기존 4.1%에서 4.5%로 올려 투자자에게 더 큰 이자수익을 제시해 주관 업무를 마무리 지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종금 북(Book)을 통한 자체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회생절차에 돌입하기 직전 발행한 전단채 400억원 중 250억원을 종금 북으로 투자했다. 이 전단채의 자금의 회수가 지연되면서 종금 북을 통한 전단채 투자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리츠 시장은 전반적으로 냉랭하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부동산리츠인프라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는 올해 들어 6월19일까지 11.0% 하락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도 같은 기간 7.8% 떨어졌다. 리츠주는 올해 4월 역사점 고점을 경신하며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회생절차 개시를 기점으로 반락했다. 해외부동산에서 발행한 문제가 리츠 회생절차로 이어진 만큼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리츠 전단채 발행은 당분간 계속되더라도 금리 인상 후에는 발행시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보기 어렵다. 미국 연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의장 체제하에 개최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당분간 채권을 발행하려는 움직임이 있겠지만 롤오버 과정에서 조달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자금줄이 막히는 돈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주요 리츠사의 단기채 미상환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SK리츠 2500억원, 롯데리츠 1070억원, 디앤디플랫폼리츠 1000억원, 이지스밸류플러스 950억원, 신한알파리츠 580억원, 코람코라이프인프라 100억원 등이다. 잔여한도가 많아 채권 발행 여력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알파리츠(1조3304억원)고, 이지스밸류플러스와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잔여한도 0으로 여력이 없다.

자산평가업계 관계자는 "3개월 이내 만기의 전단채는 투자설명서를 공지하지 않아도되는 장점이 있어 원래 많이 발행됐는데 요즘처럼 시장 변동성이 크거나 금리 인상이 예상될 경우 더 활발하게 발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 발행금리를 높여서라도 금리 인상 전에 전단채 자금 조달을 하려는 곳이 있을 것이고 이는 후폭풍 소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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