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신용등급 정기평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앙그룹이 줄줄이 D등급으로 강등된 것을 포함해 신용등급·전망 하향 사례가 잇따랐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회사채 차환 금리가 오르고, 높아진 금리가 다시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LG화학과 중앙그룹 계열사(JTBC·중앙일보·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일보에스·중앙일보엠앤피·SLL중앙), 여천NCC·롯데케미칼·흥화 등의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이 하향됐다.중앙그룹에서는 중앙일보·중앙일보엠앤피·중앙일보에스·JTBC·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이 부도 등급인 'D'로 강등됐고, SLL중앙은 'B-'로 하향됐다.
중앙그룹은 지난 12일 JTBC가 206억원 규모 유동성 차입금을 갚지 못한 데 이어 16일 중앙일보가 137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을 공시했다. 19일에는한양증권이 조기 상환을 요청한 220억원 규모 기업어음이 예금 부족으로최종 부도 처리됐다. 중앙홀딩스·JTBC·중앙피앤아이·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 등 5개사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중앙일보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 등급이 일제히 부도 등급으로 내려갔다.
LG화학은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낮아졌다. 석유화학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차전지·양극재 설비 투자로 차입 규모가 커지며 재무 부담이 가중된 점이 반영됐다. 여천NCC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됐다. 이에 따라 여천NCC의 400억원 규모 기발행 회사채의 강제 조기 상환 조건이었던 '신용등급 BBB+ 이하'가 충족됐다. 여천NCC는 은행권 미사용 여신한도 등을 활용한 조기 상환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신용등급(AA-)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흥화는 신용등급(BBB)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회사채 시장은 우량·비우량을 가리지 않고 조달 금리 부담이 커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3일 오후 최종호가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70%로 연초(1월 2일, 2.935%) 대비 83.5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채 10년물은 4.171%로 78.5bp 올랐다. 회사채(무보증 3년) 금리는 우량물인 AA-가 3.459%에서 4.417%로 95.8bp, 비우량물인 BBB-는 9.303%에서 10.243%로 94.0bp 상승했다.
앞서 지난 4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국내 상장 공모 리츠 가운데 처음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한 데 이어 중앙그룹 사태까지 겹치며 하위 등급 채권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꺾였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임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 케빈 워시의 첫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되며 국고채 금리는 큰 폭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를 보이며 채권 시장에 약세 압력을 더했다"며 "중앙그룹 사태 이후 하위등급 투심 약화가 불가피해 하위등급의 상대적 약세가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