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애프터마켓 시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권사들이 ETF(상장지수펀드) 가격을 잡아줄 LP(유동성공급자) 업무 연장을 두고 고민 중이다. LP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품은 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오는 9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장 이후 자사 LP인력과 조직을 어떻게 운용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LP는 ETF가 시장에서 원활하게 거래될 수 있게 매도와 매수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시장조성자다. ETF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완충 역할을 한다. ETF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하지만 LP 업무는 이들과 계약한 증권사가 하고 있다.
LP가 없으면 거래량이 적은 ETF의 경우 가격이 크게 출렁이며 시장 혼란과 투자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괴리율 관리가 되지 않아 시장 혼란을 준 것도 이런 상황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일찌감치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해 시장 관리가 필요한 종목들은 정규장 이외 시장에서의 거래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여기에는 LP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ETF 종목도 포함된다.
증권사들이 LP 조직 개편이나 인력 운용을 애프터마켓 개설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유다. 넥스트트레이드가 지난해 문을 열면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이 운영되고 있지만 ETF는 아직 거래 대상이 아니다.
현재 운용사와 증권사 간 ETF LP 업무 계약은 정규장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돼 있다. 오는 9월 오후 4시부터 ETF 거래를 포함한 애프터마켓이 개장되면 오후 8시까지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시간만큼 LP 업무도 늘어나게 된다.
증권사들은 관련 부서의 업무 증가와 함께 위험관리 비용 증가도 우려한다. ETF를 팔았다면 LP들은 그만큼 선물이나 현물을 사서 위험을 헤지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현물 시장 일부는 마감됐는데, 해외시장과 환율은 계속 움직이는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헤지 비용과 여기에 더한 인력 운용 비용, 시스템 운용 비용 등이 증가하는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ETF를 장 마감 이후 단기 상품에 넣어 운용할 금융사 선정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는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ETF를 정규장에서 사고판 뒤 남은 금액을 단기 금융상품인 RP(환매조건부채권)나 발행어음 등에 넣어 운용한다.
그러나 거래시간이 오후 8시까지 연장돼 주식거래가 늦게 끝나면, 그만큼 고객 자금 정리 시간이 늦어진다. 오후 8시 이후 남은 돈을 받아 운용해 줄 금융사가 필요하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주로 은행 발행어음에 의존해 왔는데, 은행들이 거래시간 연장 이후 퇴직연금 ETF 자금의 단기 운용에 부정적이다.
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에 있어서 이처럼 ETF 운용에 대한 이슈가 증권사들에 고민거리를 안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규장 이후의 국내 ETF 거래는 오는 9월이 처음이기 때문에 실무단에서 논의하고 조율해야 하는 이슈들이 적지 않다"며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해당 이슈들을 인식하고 애프터마켓 개설 전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