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 취임 후 첫 정기검사 대상으로 한화투자증권이 낙점됐다. 이 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검사 수위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3분기에 실시되는 한화투자증권의 정기검사는 이미 올해 초 예고됐다. 금융당국은 ELS(주가연계증권) 복제상품에 대한 판매 행태를 비롯해 전반적인 경영실태를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한화투자증권 정기검사 일정을 3분기 중으로 계획해 회사에 통보하고 내부적으로 검사 시작일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정기검사를 받게 된 한화투자증권은 경영 전반의 문제를 점검받는다.
금감원은 한화투자증권의 ELS 복제상품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수익률 5%를 제시한 '델타랩'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올해 한화투자증권이 밝힌 누적 판매액은 7000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씩 증가해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등 국내 대표 주식을 개별 유형으로 구분해 모집하고, 그 시점의 주가와 편입 비율에 따라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상품의 가입 기간을 3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ELS 복제상품에 대해 업계에선 최근 공격적인 영업을 우려하며 리스크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3년 홍콩H지수 ELS 불완전 판매 사태로 ELS 판매 잔고가 줄어든 가운데 유사 상품이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ELS 복제상품은 지난 20년간 출시될 때마다 조 단위로 판매됐지만 번번이 운용 중단을 맞았다. 하락장에서 원금손실로 고객들이 불완전판매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2008년 동부자산운용의 동부델타펀드, 201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RCF펀드, 2017년 아름드리운용의 가우스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ELS 복제상품은 구조상 주가 고점엔 '매도', 저점엔 '매수'를 반복하면서 수익을 낸다. 시장이 하락할 경우 주식 편입비를 늘리면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시장이 상승할 경우 주식 편입비를 줄이면서 주식 비중을 늘려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증권사가 고객과 약속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물량을 사고팔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는 ELS와 유사하다.
금감원은 이밖에도 한화투자증권의 경영실적 평가, 재무건전성, 불완전판매 등 전반적인 내용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ELS 복제상품에서 원금손실이 발생한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랩 업계에선 운용 규모가 작은 한화투자증권이 판매 실태를 점검 받게 된 상황인데 과거 수차례 문제됐던 상품을 계속 공격적으로 운용해온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KB증권의 ELS 복제구조 상품으로 불리는 '예드투자자문 주식형 랩'도 문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과 달리 상품설명서상 '복제구조'를 명확히 표방하지 않아 KB증권에 불똥이 튈 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