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 상장한 창신메모리(CXMT) 주가가 465%대 폭등하며 국내 반도체주 수급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주들의 하락폭이 크다.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매도 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코스피에선 서킷브레이커까지 걸려 우리나라 주식시장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오전 10시49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8.10포인트(7.67%) 내린 6237.65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5.78포인트(5.99%) 내린 719.08을 나타냈다.
이날 장 초반 코스피 시장은 반도체 주도주 중심의 급락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2000원(8.66%) 내린 2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9만7000원(10.85%) 하락한 161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SK스퀘어(-12.14%), 삼성전기(-13.36%)는 낙폭이 더 크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반도체 주도주 급락은 전날 CXMT 주가 폭등에 따른 국내 반도체기업의 수급 경쟁력 약화 우려가 투심 냉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한국거래소 기준)에서 개인은 1조9718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2조499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0시45분을 기점으로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 10시49분 기준 667억원을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차이나 반도체의 역습'과 '주식시장 면역력 약화'로 시장 상황을 요약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순매수하는 반면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창과 방패'의 구도가 나오고 있다"며 "창신메모리의 중국 증시 화려한 데뷔에 이어 중국이 서방의 장비 수출 규제에 맞서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노광장비(DUV) 국산화에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다는 소식에 반도체, 장비 밸류체인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이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과 글로벌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를 자극했다"면서 "이미 반도체주의 내러티브(서사)가 훼손된 상태에서 이 같은 뉴스조차 투자심리를 냉각했다"고 분석했다. 지지선 역할을 했던 120일선에서 하향 이탈해 기술적으로 차트가 훼손된 점도 심리적인 부담으로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근본적으로는 연쇄 조정을 맞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면역력 자체가 약해진 측면이 크다"며 "주가가 하락할수록 심리적으로 악재만 더 찾고자하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는 듯하나, 현재의 폭락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또한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닥은 이날 45.78포인트(5.99%) 하락한 719.08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2%대 하락으로 출발해 장중 낙폭을 키우며 6%대까지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96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이 254억원, 기관이 700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원익IPS, 피에스케이, 이오테크닉스, 주성엔지니어링, 레인보우로보틱스, 리노공업 등 전기·전자업종이 10% 이상 급락했다.
두 시장에서 장 초반 매도 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코스피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8번째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오전 9시6분, 코스닥 시장에서는 오전 9시15분 매도 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매 효력이 중단됐다. 각각 올해 들어 42번째, 26번째 사이드카 발동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주가지수가 8% 이상 하락해 오전 10시13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20분간 거래가 중지됐고 그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가 이뤄졌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고점 대비 34% 하락했고, 코스피와 코스닥 연간 사이드카 발동 횟수가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며 "이번 달에만 총 23회의 사이드카와 2회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역대급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어 중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