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첫 대책을 마련한 지 14일 만에 2차 보완책을 발표했다. 1차 대책으로는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최근 증시도 크게 출렁이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차 보완책은 개인별 투자한도 20% 제한, 레버리지 배율 일일 조정 등 투자 수요를 틀어막는 방안이 주를 이루면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2차 보완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1차 보완책을 발표한 지 14일 만이다. 지난 24일까지만 해도 오는 31일 조기 시행하는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의 정책적 효과를 보고 추가 대책을 논의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단 6일 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1차 대책으로는 투자수요를 잡기 어렵다는 비판과 함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몰리면서 2차 보완책 마련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이틀 연속 매매거래 일시 중단 조치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 수장인 이억원 금융위원장·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결국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2차 보완책은 투자 수요를 더욱 옥죄고 거래를 어렵게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개인별 투자한도를 총 투자금액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 거래비용 부담 가중(선물시장 과다호가부담금 적용), 모의거래 도입, 홍콩 가변 레버리지 배율 사례 법적 근거 마련 등이다.
투자한도 제한은 예컨대 투자금이 1억원이 있다면 2000만원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투자 수요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과다호가부담금은 선물 시장에서 체결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주문(호가)을 냈다가 취소·정정을 반복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부과하는 징벌적 수수료다.
레버리지 배율 조정은 홍콩 금융당국이 최근 도입한 규제로 레버리지 배율을 최대 ±2배인 기존 상한 안에서 매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2배 수익률을 기대하던 상품이 1.5배, 1배 등으로 낮아질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수익자총회를 거쳐야 해 법개정이 필요하다. 사전교육 외에 모의거래 도입도 투자자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탁금 상향, 투자한도 20% 제한 등은 수요 억제 측면에서 직접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레버리지 배수 조정이 가능하게 되면 2배 수익을 원하던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수요 억제책은 사실상 시장 퇴출로 이어질 거란 의견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하지 못하니 투자수요를 틀어막는 대책들을 쏟아낸 것으로 사실상 시장 퇴출 수순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어떤 상품의 부작용이 나올 때마다 강한 규제가 반복돼 시장의 자정작용이 일어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의 반발, 개인투자자가 소외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대책으로 과연 시장의 변동성을 잠재울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반도체주 위주로 동조화된 상태인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줄어든다고 우리 주식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