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상품·개미, 삼전닉스만 바라본다...아차 하는 순간 와르르

김지훈 기자, 김근희 기자
2026.08.03 05:00

[MT리포트] K증시 흔드는 3중 쏠림①

[편집자주] 국내 증시가 오르는 날에도, 내리는 날에도 유난히 크게 흔들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의 종목 쏠림, 이 두 종목을 담은 ETF로의 상품 쏠림 그리고 유독 높은 개인투자자 비중이라는 수급 쏠림이 맞물리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1년 전 20대에서 올해 80대까지 치솟았고,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도 양대 시장에서 85차례 발동됐다. '3중 쏠림'의 구조를 종목·상품·수급 세 갈래로 나눠 짚어보고, 시장 변동성을 낮출 해법도 함께 모색했다.
코스피 변동성 지수/그래픽=윤선정

코스피시장이 수급·종목·상품 세 방면에서 동시에 쏠림 현상에 직면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전대미문의 수준까지 치솟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7월 31일 종가 기준 6595.45로 지난해 연말 4214.17에서 2381.28포인트(56.5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28.85에서 84.35로 55.50포인트(192.37%) 올랐다. 지수 상승률보다 변동성 상승률이 세 배 이상 가팔랐다.

변동성 장세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는 85회에 달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시장 전체의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시장 9회와 코스닥시장 4회 등 모두 13차례 발동됐다. 특히 지난달 28~29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양대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 증권사 임원은 "자본시장에서는 반도체 쏠림 같은현상이 발생을 하고 거품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데 개인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높은 매매를 하는 상황"이라며 "손실이 많이 발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레버리지 ETF 규제나 세제 혜택과 같은 육성책이 포함된 장기 기관투자자 확대가 개인 투자자의 손실 악화를 막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변동성이 급등한 원인은 쏠림 현상 때문이다. 먼저 수급 쏠림이다. 코스피는 거래대금 기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미국보다 사실상 3배 이상 높은 상태다. 종목 쏠림도 여전하다.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수준까지 커졌다. 대형주 중심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높은 상품 쏠림 현상까지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 특유의 단타(단기매매) 성향에, 시장을 방어해줄 대형 방어주는 존재감이 미미해 위험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세 가지 쏠림이 맞물리며 변동성 장세에서 증시 진폭을 키우고 투자자 손실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통과), 인공지능(AI) 고점론 같은 시장 불안 요소에,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5월27일 상장) 허용이라는 정책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증시 변동성(코스피 변동성지수)은 코스피 상승 속도의 세 배로 뛰었다.

개인 거래대금 비중 35%… 미국의 3배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코스피가 폭등하며 역대 최대 상승세를 보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기록했다. 2026.7.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거래실적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7월 31일까지 코스피에서 개인의 거래량 비중은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해 40.1%(9694억9931만주)였다. 같은 기간 개인 거래대금은 3031조원으로 전체 비중의 35%를 차지했다.

이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미국 개인을 2~3배 상회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가 추산한 2024년에 추산한 미국 증시의 개인 거래량 비중은 17.9%였다. 한국이 22.17%포인트 높고, 배수로는 2.24배다. 한국 개인의 거래대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통합감사추적시스템(CAT)을 토대로 산출한 2025년 2분기 미국 주식시장의 개인 계좌 등 거래대금 비중 11%의 3.2배다.

이 통계는 개인 자금의 실제 영향력을 다 담지 못한다.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유동성공급자(LP)가 편입 주식과 선물을 사들이는데, 이 거래는 통계상 '금융투자' 수급으로 잡힌다. 즉 개인 자금이 기관 매수인 것처럼 나타나는 셈이다. 여기에 개인은 통상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기관투자자보다 자금 여력이 낮고 단기 차익실현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수급 주체로 평가된다. 지수가 흔들릴 때마다 먼저 빠져나갈 단기성 자금의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자본시장에선 빅테크(대형기술기업)의 AI 관련 설비투자 둔화 우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 이슈가 겹친 상황에서 개인 매수 비중이 높은 상황이 변동성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달리 보면 증시 변동성으로 가장 큰 희생을 입는 수급 주체도 개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사라진 분산 효과…증시 흔들리는 날 같은 종목만 판다

국내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이날 코스피 종가 기준 51.23% 수준이었다. 코스피 전체 상장시가총액 5445조1937억원 가운데 삼성전자(1534조6481억원)와 SK하이닉스(1254조9859억원) 단 두 종목이 사실상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방어주나 소형주의 존재감이 희박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전닉스 두 회사의 실적이나 미국 반도체주 움직임이 코스피 전체 등락으로 직결되면서 다른 종목이 충격을 나눠 흡수하는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상품 쏠림은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 편중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업황 악재가 부각되면 코스피200 ETF, 반도체 ETF, AI 테마 ETF가 동시에 환매를 요청받고 서로 다른 상품의 LP는 같은 종목을 팔아야 한다. 서로 다른 상품임에도 매도 물량이 한 종목으로 모이는 구조인 셈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섹터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지수의 분산투자 효과가 약해지고 방향성은 증폭되는 효과를 빚는다고 우려한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11일 기준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 가운데 코스피200 계열 비중은 44.5%였다. 업종·테마 ETF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로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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