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변동성을 통과한 코스피가 변동성 막바지 구간에 진입한다. 증권가는 저평가 매력에 따른 반등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남은 미국 빅테크(대형 IT기업) 실적과 길어지는 전쟁으로 물가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7월27~31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말(6690.62) 대비 95.17포인트(1.42%) 내린 6595.45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에 기관은 2조8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조3909억원, 625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마지막 거래일(31일)엔 외국인이 7조241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역대 최고 순매수 기록을 경신했고 개인은 8조284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역대 최고 순매도 기록을 바꿨다.
이밖에도 지난주 진기록이 다수 탄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8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사상 최초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가 발동됐으나 31일 10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26.81% 오르고 SK하이닉스가 상한가(29.95% 상승)로 거래를 마쳤다. 시총 4·5위 SK스퀘어와 삼성전기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아마존도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탄탄한 본업과 잉여현금으로 투자 여력이 확인됐다"며 "지난달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하이닉스 주식 매입도 저가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코스피지수 반등 배경을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8월 증시는 지난달 조정으로 인한 낮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투자 매력과 기업의 이익 안정성을 기반으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일종목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규제도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되면서 변동성 확대 여지가 줄었다.
양일우·권범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코스피 밴드를 6000~8000으로 제시한다"면서 "한국 IT(정보기술)업종뿐만 아니라 미국 IT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안정되며 외국인 매수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주(3~7일)에는 변동성 막바지 구간에서 차익실현 매도물량과 AMD·샌디스크·팔란티어 등 남은 빅테크 실적발표, 미국 실업률 발표에 따른 금리 향방 등 이벤트가 남아 있어 경계심을 늦추면 안될 것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밴드를 5200~6500으로 제시했다. 지난주 종가(6595.45)보다 낮다. 나 연구원은 "VKOSPI(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지난 6월 96.9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70대로 완화됐으나 지난주 87.8까지 재차 상승했다"며 "변동성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구간에 진입했으나 3일(현지시간) 팔란티어, 4일 AMD, 5일 샌디스크 등 AI(인공지능) 하드웨어 업황을 가늠할 미국 기업 실적발표와 7일 발표되는 7월 미국 실업률 결과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테크의 FCF 악화에 따른 AI 투자 불확실성도 다소 불안 요소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아마존·메타·MS 등 AI 투자를 주도하는 빅4의 CAPEX 규모는 상향 추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 증가율은 올해 4분기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뚜렷한 둔화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투자급증으로 2분기 구글과 아마존의 FCF가 적자로 전환되며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란 전쟁 재개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물가상승 우려도 다시 유입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르는 점을 변수로 꼽으며 "하반기 (반도체 가격 인상에 따른) IT 제품 가격인상이 예고돼 있어 근원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하반기 주요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유동성 둔화로 증시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