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시행령 통과…네이버·두나무 결합 리스크 완화

조철희 기자
2026.08.11 16:38

[특금법 개정 시행] ②
'경미한 위반·양벌규정' 결격사유 예외…거래소 M&A 대주주 심사 새 관문

오경석 업비트 대표(왼쪽부터),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공동대표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 주최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5사(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임원진이 참석했다. /사진=성시호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둘러싼 특금법상 규제 불확실성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까지 법 위반 전력 등을 심사하면서도 위반이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은 대주주는 결격사유에서 제외하도록 예외를 마련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특금법 개정 과정에서 네이버의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네이버는 부동산 매물정보 시장에서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막은 혐의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번 시행령에는 가상자산사업자와 그 대주주·대표자·임원은 자금세탁 및 금융 관련 법률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하지만 대주주의 경우 위반이 경미하거나 양벌규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은 때에는 결격사유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규제합리화위원회의 규제심사 결과에 따른 개선 권고 취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이번 예외조항이 관련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시행령 개정만으로 네이버·두나무 결합의 특금법상 절차가 모두 해소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네이버가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에 따라 두나무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위에서 심사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실제 신고 과정에서 확인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다른 절차도 별도로 남아 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를 둘러싼 인수와 지분투자가 잇따르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향후 거래소 지배구조 재편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지분 92.06%를 인수하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에 대해 관련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보고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코인원에는 전통 금융회사와 글로벌 가상자산 자본이 동시에 진입했다.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OKX의 투자부문인 OKX벤처스는 지난 5월 코인원 지분을 각각 20%씩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이후에도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30.36%로 최대주주, 컴투스홀딩스가 24.54%로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각각 20%를 보유한 공동 3대 주주가 된다.

고팍스는 금융당국의 신고 심사가 거래소 지배구조 재편의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앞선 사례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는 2023년 고팍스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됐지만 이후 바이낸스 측 임원 등재를 위한 임원 변경신고 수리가 2년 넘게 지연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해 10월 해당 신고를 수리했다. 다만 당시에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가 없었던 만큼 이번에 도입되는 제도의 직접적인 선례와는 구분된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와 한국투자증권·OKX벤처스의 코인원 투자,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 등 금융·플랫폼·글로벌 가상자산 자본의 국내 거래소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20일부터 시행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향후 거래소 인수·지분투자의 주요 규제 관문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와 대형 플랫폼 기업 간 결합인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거래는 강화된 대주주 심사제도가 실제 대형 거래에 어떻게 적용될지를 보여주는 주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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