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권유않는 코인허브…비트코인 치앙마이의 교육원칙

성시호 기자
2026.08.11 18:10

[오리진서울 인터뷰] 비트코인 치앙마이(下)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 위치한 '비트코인 러닝센터'./사진제공=비트코인 치앙마이

☞'동남아 스며든 자유금융 운동…치앙마이 비트코인 허브'로부터 계속

-치앙마이대·치앙마이 라차팟대·파야오대 등과 구축한 협력관계가 눈에 띈다. 투기로 비치거나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는 비트코인을 다루면서도 대학·공공기관의 신뢰를 얻은 배경은.

▶학계 관계는 대학 시간제 교수로 10년 이상 재직한 센터 공동창립자 파이(나팟사눈 찻차야라다시리) 대표로부터 시작됐다. 비트코인 초창기부터 옹호에 나선 인사다. 우리는 스위스 플랜B(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규모 세미나를 기획하고 대학에서 이미 편안히 논의하던 포용적 금융·저축·화폐사 등을 통해 비트코인을 다뤘다.

우리는 대학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비트코인을 사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학생들이 기존 금융의 한계와 기술적 변화를 파악하도록 돕고 비트코인을 하나의 대안으로 학습하게 했다. 태국 내 비트코인 교육자들을 강의실로 초청해 교수들에게 급격한 연구부담을 안기지 않고 관련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이후 한 기관이 연구를 추진하기로 하자 다른 교수진과 기관도 책임감 있게 비트코인을 다루기 시작했고 공공기관과 지방정부도 센터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치앙마이와 코스트로 재단은 금융교육뿐 아니라 태국 북부 지역사회와의 협력도 전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이해해야 할 점은 비트코인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센터 창립 전부터 우리는 국경 인근 마을과 협력했다. 장학금을 제공하고 화장실·주방 건설을 돕고, 우물을 파고, 무선인터넷을 설치하고, 영어교사들을 지원했다. 한 아동보호시설에 100여명이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을 짓고 냉동고를 가동할 수 있도록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설치하기도 했다.

우리는 비트코인을 앞세운 적이 없다. 비트코인을 발견한 덕분에 재정적 안정과 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자선활동 상당 부분을 실현할 수 있었던 사용자들일 뿐이다. 단기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우리가 장기 저축을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줬다. 수년에 걸쳐 지역사회에 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해줬다.

함께 일했던 주요 카렌족 공동체 중 하나는 2017년 한 토큰 프로젝트에 사기를 당한 적이 있었다. 그 후 외국인이 나타나 또다른 가상자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더라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이었을지 상상해 보라. 우리는 정반대 방식을 택했다.

때때로 태국 북부 지역사회는 외부인이 가정하는 것과 전혀 다른 현실을 살고 있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축할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거의 없었지만 태국 자체는 이미 매우 잘 연결되고 편리한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의 역할은 비트코인 활용사례가 없던 곳에 억지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이 그들의 삶과 관련 있게 됐을 때 무언가를 팔지 않고 설명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비트코인을 자유·자립을 위한 기술로 제시하려면 가격변동·보안·사기나 비현실적 기대에 대해서도 책임감 있게 논의해야 할텐데.

▶우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절대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을 사라고 권하지 않는 것이다. 관련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가격을 예측하지도 않는다. 센터 방문객들마다 질문도 다른데 재정이 안정적인 이들은 비트코인을 투자수단으로 보는 반면 미얀마에서 온 이들은 '내가 번 돈을 지킬 수 있는지'·'가족에게 자금을 보낼 수 있을지'·'허가 없이 거래를 할 수 있을지' 등을 묻는다. 이런 질문은 가격에 대한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변동성과 사기행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비트코인 셀프 커스터디(자가관리)는 실질적 책임을 수반하고 키(key) 분실은 비트코인 상실로 잃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가르친다. 비트코인은 전쟁을 막거나 누군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지만 은행에 의존하지 않고도 금전적 가치를 보유·이동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사실 가격이 비트코인을 가르치는 데 가장 흥미롭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형태의 비트코인 교육모델과 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이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권의 비트코인 수용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 오프라인 비트코인 허브의 역할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역적 특성을 띠게 될 것이다. 동남아만 해도 언어·정치체제·발전양상·문화규범 등이 극명하게 다르다. 단일한 '아시아 모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유럽 모델을 그대로 도입·번역하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을 것이다.

교육자료는 점점 더 쉽게 구해 번역·공유할 수 있게 됐지만 주위에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은 전달하기 훨씬 더 어렵다. 이 방법이 바로 도시별 커뮤니티들이 공유해야 할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 리더는 처음에 금전적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일해야 한다. 운영비를 0에 가깝게 유지하고, 작게 시작하는게 좋다. 이후 자금을 확보한다면 커뮤니티를 항상 생각할 수 있는 총괄 매니저, 그다음 상주 미디어 담당자를 고용하기 바란다. 플라이휠을 움직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결국 사람들은 초대장 없이도 찾아오고 나중엔 대학·교육자·기관이 먼저 다가올 것이다.

-오리진서울 2026을 앞두고 한국의 비트코인 생태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히 내려받을 수 있는 교육자료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설교하거나 자신이 아는 바를 과시하려 하지 말았으면 한다. 인터넷은 비트코인에 전 세계적 영향력을 부여했지만 커뮤니티는 비트코인에 인간적인 면모를 더해준다. 너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꾸준함은 복리효과를 낳는다.

코스트로 대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오리진서울 2026' 연단에서 비트코인 치앙마이를 운영하며 지역사회 신뢰를 구축한 과정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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