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2조원에 육박하는 지배주주순이익 1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갈아치웠다. 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 약 1조6000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더라도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래에셋증권은 12일 2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90% 증가한 1조9052억원, 세전이익은 전분기보다 86% 늘어난 2조528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13% 증가한 16조원, 연환산 연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0%포인트 상승한 39.5%다.
스페이스X 관련 대규모 평가이익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세전이익에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 1조6242억원이 반영됐다. 평가이익은 상장주식 자산을 지난 6월말 종가 170.86달러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다. 세전이익에서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한다. 이를 제외한 세전이익은 9044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기준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349% 늘어난 3조8863억원, 당기순이익은 337% 증가한 2조9072억원이다. 상반기 기준 스페이스X 평가이익은 총 2조5659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상반기 세전이익은 1조3204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말 연결기준(해외법인 포함) 스페이스X 평가 규모는 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주가 변동성이 손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당장 3분기에도 스페이스X 평가손익이 전체 이익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다. 스페이스X는 2분기 종료일인 지난 6월말 170달러 수준이었으나 3분기 진입 이후 보호예수(락업) 해제에 따른 수급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단기 변동성은 나타날 수 있으나 연단위로 보면 수익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이날 어닝콜에서 "저희가 스페이스X를 바라보는 관점은 단순한 우주발사체 기업이 아니라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한 우주통신, AI(인공지능), 국가 안보를 연결하는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이라며 "투자의 본질은 단기적인 가격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 가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강혁 경영혁신부문 전무는 "스페이스X 평균 취득 단가는 34달러이고 상장 직전인 올 1분기 말 평가 단가는 105달러였다"며 "락업 해제에 따른 수급 부담이라는 악재 상황에서도 주가 수준은 공모가인 135달러 근처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분기 단위로는 스페이스X가 수익에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직적 AI(인공지능) 사업 기반을 갖춘 기업으로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연 단위로는 당사의 상당한 수익 기여를 할 자산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단기 주가 변동은 우려할 사항이 아니며,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프리미엄 요인이 될 수는 있어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 주가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1차적으로 상장 과정에서 추가로 배정받은 물량 약 3000억원에 대해 주가 변동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헤지했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펀드를 통해 초기 투자된 상태로 락업이 걸려 있어 당장 헤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2분기에는 상장과정에서 코너스톤(상장 전 사전배정)으로 받은 3000억원에 대해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 자본항목으로 분류해 손익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치했다. FVOCI는 금융자산을 평가할 때 가치변동(평가손익)을 당기순이익에 바로 반영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자본)에 따라 모아두는 자산을 말한다. 앞으로 락업이 순차적으로 해지되면 상황을 보면서 추가 헤지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스페이스X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더라도 WM(자산관리),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등 주요 산업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부회장은 "중요한 건 스페이스X 성과를 제외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의 경상적인 이익 창출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실적은 미래에셋증권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고객자산 확대와 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브로커리지·WM 부문을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625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6% 증가했다.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도 1310억원으로 지난 1분기(1125억원)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외 총 고객자산(AUM)은 78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24조원 늘었다.
연금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80조원을 돌파했다. 해외법인은 경상수익 성장과 투자자산 평가이익에 힘입어 세전이익 6091억원을 기록했다. 트레이딩·기타금융손익은 전분기보다 107% 증가한 8369억원, IB(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65% 늘어난 428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투자플랫폼을 중심으로 차세대 자산관리 생태계를 확장하고 디지털엑스(Digital X·옛 코빗)와 시너지를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