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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시스템이 전동규 회장 체제로 전환하며 그룹 컨트롤타워 재편에 나섰다. 글로벌 톱티어 기업과의 협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급격히 커진 사업 규모에 걸맞은 경영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진시스템은 이달 이사회를 열고 전동규 대표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부회장 자리에는 홍영표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출신을 앉혔다. 창업주인 전동규 회장이 기술경영과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홍 부회장이 재무관리와 대외협력 전반을 맡는 방식이다.
서진시스템은 서진 베트남과 핵심 자회사 텍슨을 포함해 총 26개의 법인(SPC 제외)을 거느리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약 200명 수준이지만 베트남,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 해외 현지 인력까지 더하면 1만명을 훌쩍 넘는다.
사업영역도 경영 초기에 비하면 상당히 다각화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반도체장비, 통신장비, 전기자동차·배터리부품 등을 주력으로 다이캐스팅,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전기변압기까지 포트폴리오의 폭이 상당히 넓다. 올해 4월에는 코스닥 벤처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승격되기도 했다.
그동안 시장에선 서진시스템이 외형 성장 속도에 비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가 미흡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해외거점을 늘리며 사세를 확장한 만큼 회사 규모에 걸맞게 조직 전반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조직 정비에 발맞춰 성장 모멘텀은 어느 때보다 가시화된 분위기다. 서진시스템은 올해 들어서만 7000억원이 넘는 ESS 및 관련 부품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지난해 ESS 사업부 연간 매출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5월과 7월에는 미국 휴스턴·인디애나 공장을 잇따라 가동하며 관세 대응 체계도 갖췄다. 2030년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향 ESS 부품 공급 물량만 1조9000억원을 웃돈다.
지난달에는 미국 블룸에너지향 785억원 규모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모듈·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로 추가 수주 기대감이 커지는 영역이다. 차세대 SOFC 모듈 포트폴리오 전체에 대해 기술 검증과 제품 승인까지 마쳤다.
핵심 자회사 텍슨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올해 초 버크셔 해서웨이 산하 IMC그룹 계열 잉거솔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우주항공·방산 공급망 진입을 본격화했다.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커지는 국면인 만큼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총괄 체제와 관리 시스템 정비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동규 서진시스템 회장은 "회사가 기술이나 제조 분야에서는 이미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재무관리, 조직경영 분야의 보완을 위해 인재를 충원했다"며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이 확대될수록 요구되는 컴플라이언스와 관리 수준도 높아지는 만큼 회장 체제 전환을 통해 외형에 걸맞은 내실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