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전립선·췌장암 다 잡은 큐리언트… 모카시클립 1상 효능·안전성 입증

김건우 기자
2026.10.26 08:36
큐리언트 연구진과 손주혁 교수가 ESMO에서 모카시클립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큐리언트

혁신신약 개발기업 큐리언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ESMO 2026)에서 CDK7 저해제 모카시클립(mocaciclib, Q901)의 임상 1상 파트 결과를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임상 제1저자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가 참여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초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암종별 구체적인 치료 반응과 약력학(PD) 분석 데이터가 현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타깃 적응증에서의 단독 치료 반응이다. 전체 고형암을 대상으로 진행된 1상 특성상, CDK4/6 저해제 내성을 지닌 'HR+/HER2-(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 음성)' 유방암 환자는 단 1명만 등록됐다.

환자는 임상 2상 권장 용량(RP2D)인 126mg/㎡(3주 투약·1주 휴약) 투여군에 배정돼, 표준 병용 약물(풀베스트란트) 투여 없이 모카시클립 단독 투약만으로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드는 부분관해(PR)를 나타냈다.

해당 유방암 코호트에 참여한 환자들은 기존 표준 항암 치료를 중앙값 기준 7차례, 최대 17차례까지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던 말기 환자군이다. 추가 치료 대안이 극히 드문 환경에서 단독요법만으로 명확한 효능 신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다른 난치성 암종에서도 유의미한 데이터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환자에게서 종양 표지자 감소를 동반한 부분관해가 확인됐다. 종양 크기만으로 효능 판별이 까다로운 뼈전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CRPC) 환자는 전립선암 진단 표지자인 PSA 수치가 90% 이상 급감했다.

질병 진행 없이 암이 억제된 기간을 뜻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지표도 안정적이었다. 임상 2상 권장 용량 코호트 환자 4명이 6개월 이상 안정병변(SD)을 유지했다. 유지 기간은 CRPC 12.3개월, 난소암 9.2개월, 췌장암 9.0개월, CRPC 6.7개월 순으로 집계됐다. 9월 30일 집계 기준 효능 평가가 가능한 환자 55명 가운데 2명에서 부분관해가, 17명에서 안정병변이 관찰됐다.

이번 환자 대상 데이터는 큐리언트가 2022년부터 미국암연구학회(AACR)를 통해 발표해 온 전임상(동물실험) 결과와 일치한다. 당시 엔잘루타마이드 내성 전립선암 모델에서의 PSA 감소, BRCA 변이가 없는 난소암 모델에서의 DNA 상동 재조합 수선(HRR) 억제, HR+ 유방암 환자유래 모델에서의 종양 억제 효과 등이 실제 인체 임상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체내 노출량과 CDK7 결합 정도를 나타내는 생체 지표(POLR2A) 역시 투여 용량에 비례해 정량적으로 반응했다.

안전성에서도 차별점을 보였다. 임상 도중 발생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 가운데 CDK 저해제의 대표 부작용인 호중구감소증은 없었고, 기존 CDK7 저해제 개발의 걸림돌이었던 3등급 이상 위장관 독성 역시 낮은 수준에 그쳤다.

이 두 가지 안전성 지표는 ADC 병용 평가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표로, 이번 안전성 결과 확보를 통해 ADC 병용 임상 및 이중 페이로드 ADC 개발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큐리언트는 3주 투약·1주 휴약 투약법으로 126mg/m²를 임상 2상 권장 용법·용량(RP2D)으로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HR+/HER2- 유방암 환자 대상 풀베스트란트 병용 임상 2상의 투약을 진행 중인 한편 삼중음성 유방암 대상 ADC 병용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유방암 치료제 저분자 화합물 블록버스터와 견줄 수 있는 단독요법 결과와 더불어 전임상에서 확인한 모카시클립의 효능이 실제 환자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번 1상의 가장 큰 성과"라며 "특히 2상 대상인 CDK4/6 저해제 치료 경험 유방암 환자에서 반응이 확인된 만큼, 우수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병용 임상에서도 치료 반응 개선을 통해 미충족 수요 해결에 한발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큐리언트는 2008년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분할 설립된 신약개발 바이오기업으로, 면역항암제 및 표적항암제 중심의 임상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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