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이 곧 중복상장은 아냐"…주식매수청구권 규제 개선 목소리

김세관 기자
입력 2026.11.05 10:58 수정 2026.11.05 10:58

4일 국회 토론회서 관련 토론회 진행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개선 토론회 모습/사진제공=한국상장사협의

상장사의 물적분할과 중복상장을 구분해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물적분할이 반드시 자회사 중복상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모든 물적분할에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해 기업의 사업재편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에서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신현한 연세대학교 교수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며 이같이 밝혔다.

물적분할은 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별도 자회사로 떼어내고 신설회사 주식을 모회사가 모두 보유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자회사를 중복상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회사가 상장되면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고, 핵심 사업의 가치가 자회사 주가에 집중되면서 모회사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상장이다. 당시 핵심 성장 사업인 배터리 부문이 별도 회사로 분리된 뒤 상장되자 LG화학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정부는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상장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기업의 특정 의사결정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자신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장사가 물적분할을 추진하면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물적분할 뒤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고 독립 법인으로 운영하는 경우에도 같은 규제가 적용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 교수는 "실제 문제는 물적분할 자체가 아닌 중복상장인데도 현행 제도는 모든 물적분할에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물적분할 이후의 방향이 반드시 중복상장으로 이어진다고 단언할 수 없어 원인과 처방이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적분할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며 "대안으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시점을 물적분할 단계에서 자회사 중복상장 단계로 변경하는 방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규제 완화와 함께 기업의 주주소통 강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주주총회가 여전히 형식적인 절차에 머무르는 등 기업의 주주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돌아봐야 한다"며 "제도 개선과 함께 기업과 주주 간 실질적인 소통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안태준 한양대학교 교수도 "현행 제도는 물적분할 자체를 과도하게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시에 사업을 재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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