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시대 개인정보보호법 손본다

강미선 기자
2015.02.09 05:00

영상,위치,생체정보 등 개인정보 활용서비스 확산…산업발전 함께하는 개인정보보호 방안 모색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영상·위치·생체정보 등 개인정보 활용서비스가 생활 전반에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올해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개인정보보호제도 개편에 본격 나선다.

8일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부는 이에 따른 편익과 인권침해 우려에 대한 이슈를 공론화해 법·제도적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등록번호 등 전통적인 개인정보 개념에 초점을 맞춰 제정된 개인정보보호 법제로는 IoT 시대의 새로운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제정된 지 3년이 지났는데 ICT의 발빠른 진화로 새로운 법·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해까지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연초 신용카드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수습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신기술 변화에 따른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토론회,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필요할 경우 연구반, TF(태스크포스) 등을 꾸려 제도 개선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IoT시장 규모는 2011년 4147억원에서 올해 1조3474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IoT 시대에 각종 센서로 수집되는 데이터 사용·유통·처리환경이 급변하면서 수집·처리되는 개인정보의 양과 종류도 확대됐다.

모바일 개인건강기록 관리, 스마트홈 서비스 등 생체정보, CCTV(폐쇄회로TV) 등 영상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상품·서비스 등장으로 국민 편익이 증가하는 반면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노출사고 우려도 나온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2011년 9월30일 시행된 것으로 ‘개인정보’에 대한 정의나 ‘개인정보처리자’ 등에 대한 규정이 포괄적이고 모호해 신기술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IoT기기들은 실시간 사용자를 탐지하고 사물끼리 자동으로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개인정보 주체의 검토나 승인과정이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안경, 볼펜, 휴대폰 등 웨어러블(착용할 수 있는) 장비를 활용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영상, 소리 등 어떤 형태로 수집하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없다. 특히 IoT 기기들이 소형화되면서 사용자 스스로도 해당 장비가 어떤 개인정보를 처리하는지 인지하기도 어렵다. 인지하더라도 IoT 관련기기를 쓸 때마다 방대한 분량의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읽고 일일이 확인, 동의하는 과정이 번거롭다.

빅데이터 수집으로 데이터가 유형화되면서 생성되는 2차 개인정보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무 가치가 없던 쪼개진 데이터들이 모이고 조직화되면서 새로운 정보(개인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현행법은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경우를 모두 개인정보로 포괄 정의하는데, 이를 그대로 따른다면 민감정보가 아닌 단순 데이터 하나를 모을 때도 ‘고지- 동의-수집’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해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EU의 경우 지난해 10월 IoT 환경에 따른 개인정보처리자 유형을 기기제조자, 소셜플랫폼 서비스 제공자, 소프트웨어개발자, 데이터플랫폼제공자, 기타 서비스참여자 등으로 세분화해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는 "IoT 시대는 헬스클럽, 포털 카페 등을 이용할 때 개인이 정보제공에 동의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도처에서 (정보) 수집과 이용이 발생하는데 현행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국내 관련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떨어지고 이용자는 이용자대로 IoT센서를 부착한 스마트카 앞에서 일일이 정보제공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신기술과 개인정보보호 이슈는 하나를 달성하면 하나가 희생되는 ‘트레이드오프’(trade off)가 아니다”라며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면서도 오히려 신기술이 사생활을 더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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