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당신, '자기애'의 호수에 빠진다

서진욱 기자
2015.06.11 05:29

[u클린2015]<6-1>'나르시시즘' 유발하는 스마트폰 중독… 인간관계 위협한다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정보사회 新문화 만들기'의 하나로 [u클린] 캠페인을 펼친 지 11년째를 맞았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디지털 문화가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것이 엊그제인데, 이제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필수 기기가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시공을 초월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스마트시대 부작용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사이버 왕따', 악성 댓글이나 유언비어에 따른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위협, 스마트폰과 모바일 게임 과다사용으로 인한 중독 논란의 문제는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장애인이나 노년층 등 소외 계층의 정보접근 능력이 떨어지면서 정보격차도 커지고 있다. 올해 11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스마트 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함께 스마트폰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 기존 사업방향은 유지하면서도 건강한 디지털 문화를 함께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도래한 스마트시대, 새로운 부작용과 대응방안을 집중 조명하고 긍정적인 면을 더욱 키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직장인 서정호씨(31)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대학동창 A씨의 글이 보이지 않도록 차단했다. 대학시절 조용한 성격이었던 A씨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A씨는 편협한 사고로 작성한 글을 잇따라 올렸고, 일부 친구들의 지적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이 올린 게시물에 반박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페이스북에서의 A씨는 평소 서씨가 알던 모습과는 크게 달랐다.

스마트폰이 삶의 일부분이 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꺼내 온라인에서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온라인 종속적인 삶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감정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최근 영국 더비대 연구팀은 스마트폰 중독이 나르시시즘(자기애)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자 256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3%가 스마트폰 중독 상태에 있었다. 또 응답자의 60%는 스마트폰이 가족 및 지인과의 소통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에 참여한 자히르 후세인 박사는 "스마트폰 중독은 사용자를 나르시시즘에 빠뜨리거나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해 자기중심적 사고가 굳어져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에서의 삶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타인과의 소통에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4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3시간으로 2012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짧게 자주 사용하는 행태가 중독의 위험성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나르시시즘은 그리스 신화에서 호수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어 수선화가 된 미소년 나르키소스에서 유래됐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자아의 중요성이 과장돼, 스스로에 대한 애착이 과도한 상태를 말한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중독 상태의 가장 큰 문제는 대인관계가 줄어들면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사회규범 인식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사로잡힐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나르시시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특정한 콘텐츠 또는 커뮤니티에 집착할 경우 다른 사람과의 만남 횟수와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편협한 사고에 사로잡혀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이용자였다는 B씨는 "처음엔 호기심으로 일베에 들어갔다가 재미를 느끼면서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들여다 봤다"며 "언제 어디서나 습관적으로 일베에 접속하는 중독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들 앞에서 일베 얘기는 하지 않았더니 별로 할 얘기가 없더라"며 "이미 생활 자체가 일베에 종속돼 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 상태인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 모바일 잠금화면 플랫폼 서비스 '캐시슬라이드'가 사용자 1107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자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0.3%가 스마트폰 중독 의심군으로 집계됐다. 반면,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인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56.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적극적인 스마트폰 이용자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중독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문형남 웹발전연구소 대표(숙명여대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는 "주말에 몇 시간이라도 스마트폰을 꺼놓고 외부활동을 하자는 캠페인을 벌여야 할 정도로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며 "온라인에 연결돼 있지 않으면 불안한 경우 정상적인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올바른 사용법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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