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밥·질문 나누며 연구협력 의기투합

류준영 기자
2015.06.29 03:28

[르포]국과연 주최 '창조런치 3.0' 행사장 가보니

창조런치 3.0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화학硏

어색했다. 지난 23일 대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열린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교류 프로그램 '창조런치 3.0' 분위기가 그랬다.

지금까지 각기 다른 분야 출연연 연구자들이 한 곳에 모여 자신의 연구주제를 발표할 기회가 없었던 터라 '같은 분야 연구자가 내 연구아이템을 보면 어떻게 평가할까'라는 부담과 경계심이 작용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화학연구원 소속 박용기 박사(CCP융합연구단장)가 '에너지 및 화학연료 확보를 위한 대형 융합플랜트 기술'이란 연구과제를 소개하며 문을 열었다.

이어 신종질병대응기술 융합클러스터단장인 김범태 화학연 의약화학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이산화탄소 광전기화학전환기술 융합클러스터 단장 최지나 화학연 선임연구원이 앞으로 기획할 연구과제를 소개했다.

처음에는 질문이 없었다. 한동안 경직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객석에서 하나둘 손을 들었다.

올해 다섯 번째 열린 ‘창조런치 3.0’은 다른 분야 연구자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한 곳에서 만나 정보나 연구아이템을 공유하는 자리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국과연)가 주최한 출연연 간 소통·융합 행사다.

창조런치 3.0의 메인행사인 점심식사가 진행중이다/사진=화학硏

참여한 70여명의 연구자들 간 대화가 터진 건 갈비찜이 나온 점심자리였다. 구내식당에서 나름 거하게 차려진 점심상을 받아든 연구자들은 명함을 주고받으며, 연구과제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이어갔다.

행사장을 찾은 김영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분야의 연구를 찾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그런 측면에서 비슷한 연구를 하는 사람 간에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고, 또 자신이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해야 할지 등을 알아볼 수도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신약 개발 장비를 만드는 바이오 벤처기업 사장과 동행했다. 그는 "오늘 소개된 질병대응기술 주제는 연구자뿐 아니라 산업계 종사자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라며 "'창조런치3.0'에 연구자뿐 아니라 대학·기업 담당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건 녹색기술센터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관심이 많다. 마침 최지나 선임연구원의 연구과제 발표가 우리와 연관이 많아 집중해 들었다. 녹색기술 영역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최 연구원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책을 전공한 한 참석자는 "과학기술 행정정책 전문기관이 아닌 R&D 일선에서 활동 중인 연구자들이 융합클러스터를 조직해 연구기획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며 "2년간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뽑아낼지 기대 된다"고 말했다.

또 "융합클러스터가 2년간 정보를 모으고, 연구자 각각의 경험을 토대로 연구기획을 내놓으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저처럼 사회과학계열인 구성원도 참여할 수 있는 제도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온 3명의 과학자는 "우리 연구소는 일산에 있는데, 대덕연구단지에서 벗어나 있어 연구자 간 교류가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우리와 철도기술연구원 등 대덕단지에 위치하지 않은 연구소 사람들에겐 크게 도움이 되는 이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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