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회사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샤오미 등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학생인 최준혁씨(23)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텐센트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텐센트는 PC 시절 QQ메신저로 국내 시장을 장악했고, 한국 게임 퍼블리싱(유통)을 기반으로 중국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 텐센트를 통하지 않고는 게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게 정설이다.
세계적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최대주주도 텐센트다.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는 ‘위챗’을 중국 최고의 모바일 메신저로 성공 시켰다.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라인과 위챗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텐센트다.
청년이 본 텐센트는 어떤 모습일까. 이 기사는 최씨가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기자가 함께 정리해 본지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글의 요약본이다.
◇'광속' 의사결정·직급 막론하고 소통 열려
텐센트는 으리으리한 건물 외형이 주는 경외감과 달리 자유롭고 활력 넘치는 곳이었다. 지위를 막론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있었다. 담당자를 찾고 타 부서와 의견을 조율 하고, 결정하는데 30분 이내 결론이 나곤 했다. 3~4개 부서가 같이 사내채팅을 통해 순식간에 결정했다.
하루는 조장이 "내일 출근하지 마세요"라며 휴가를 지시했다. 자신이 금요일에 휴가를 냈는데 결재를 올리면서 자신의 조원들도 그날 같이 쉬게 해달라고 상사에게 요구했단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장이 없으니 인턴의 업무 진척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고, 조직은 그런 결정을 수용했다.
회사 내 자유로운 복장도 충격적이었다. 나는 첫 출근 날 양복에 흰 셔츠를 입었다. 만일을 대비해 넥타이도 하나 가방에 넣었다. 회사에 가보니 "아뿔싸" 양복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각 출입구에 서 있는 보안요원만이 정갈하게 양복을 갖춰 입고 있었다. 나는 졸지에 보안요원과 구분이 되지 않는 '튀는' 외국인 인턴사원이 됐다.
직급 고하를 막론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도 신선했다. 사내 채팅으로 부사장에게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며칠 후에 답장이 왔다. 비서와 얘기해서 시간을 잡으라고 했다. 인턴일 뿐인데도 직속상관 중 가장 직급이 높은 부사장과 면담했다. 텐센트의 해외 진출 전략 등을 물었다. 깊은 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텐센트의 해외 진출에 대한 고민이나, 하드웨어 분야에 진출하지 않는 이유 등을 들을 수 있었다.
◇ 놀라운 '여성 파워'와 '업무 강도'
임직원의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것도 특이하게 보였다. 개발업무 때문에 오히려 IT 분야에서 여성이 적다고 들었는데 어림잡아도 절반에 달하는 듯 했다. 우리 조는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처음 출근한 날은 남성과 여성의 숫자가 각각 4명이었지만, 마지막 출근한 날은 나를 포함해 남성이 3명, 여성이 6명이었다.
성별에 대한 차별 없이 능력만을 보고 인재를 선발하는 문화였다. '출산'으로 생기는 경력단절을 회사가 고민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수 여직원이 출산 후 복직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텐센트에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은 없다. 출근이 자유로운 만큼 퇴근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자신이 그날 해야 하는 분량을 마치기 전까지는 퇴근하지 않는 직원이 많았다. 가족이 있는 팀원들은 주로 '칼퇴'하는 편이었지만, 대륙 중국 각 지역에 입사한 직원들이 적지 않다 보니 오히려 늦게까지 일하며 업무에 매진했다. 내 부서에도 10여명 중에 선전이 고향인 직원은 단 1명밖에 없었다. 야근을 자처하며 회사에 오래 머무르는 동료들이 적지 않았다.
◇인턴에게는 잔심부름? No! '인턴도 직원이다'
내가 2개월 동안 텐센트에서 했던 몇 가지 업무 중 하나는 한국과 미국의 제품들을 중국의 제품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게 "네가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으니 해외의 모바일 메신저와 위챗을 비교해 달라"고 주문했다. 나는 "위챗의 중국에서의 대단한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중국 기업으로서 중국인의 생활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위챗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보이스 메시지는 중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이다. 중국어는 한국어나 영어와 달리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를 휴대폰에 입력하는 일이 번거롭다. 또, 글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불편함을 덜기 위해 위챗에서는 오래전부터 보이스 메시지라는 기능을 탑재해 사람들이 글자를 입력할 필요 없이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게 해줬다.
나는 인턴사원이었지만 잔심부름이 아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업무를 맡았다. 팀 회의에도 항상 참여했고, 업무를 나눌 때도 빼놓음이 없었다. 회의 중에도 의견을 항상 물어봐 줬다. 새로운 시각이나 의견을 진심으로 듣고 싶어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의 IT 산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중국인들은 이제 막 스마트폰을 접하고 모바일 서비스를 체험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더 부유해짐에 따라 스마트폰의 침투율은 높아질 것이다. 소비가 증대하면 자연히 따라오게 될 중국 IT의 붐이 실로 기대된다.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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