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가 '대기업의 갑질'로 비난을 받고 있다. SK컴즈의 사진 앱 '싸이메라'가 오디너리팩토리의 '아날로그필름' 사진 보정 필터를 무단복제했다는 논란 때문이다.
'아날로그필름'은 '아날로그 파리' '아날로그 도쿄' '아날로그 부다페스트' '아날로그 런던' 등 세계 유명 도시 이름을 딴 '도시 시리즈'로 유명한 사진 앱이다.
각각 1.09달러에 판매되는 유료앱인 '아날로그필름' 시리즈는 최근 사진 SNS를 즐기는 유저들 사이에서 특유의 감각적인 색감으로 입소문이 났다. 애플 앱스토어 유료앱 인기차트 1위에서 6위까지가 모두 '아날로그필름'의 앱들이다.
'싸이메라'는 SK컴즈가 2012년 3월 출시한 사진 앱으로 기본적인 보정은 물론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한 사진 성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은 이용자를 두고 있으며 올 초 전세계에서 다운로드 2억건을 돌파했다.
'아날로그필름' 앱을 만든 장두원씨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SK컴즈를 겨냥한 글을 올렸다. "SK컴즈의 싸이메라에서 아날로그 파리 필터를 그대로 베꼈다"는 게 장씨의 주장이다.
잇따라 올린 트윗에서 장씨는 싸이메라가 새로운 필터를 소개하면서 '아날로그' '아날로그필름'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등 홍보문구에서까지 자신의 앱을 복제했다며 '노략질' '대기업이니까 막 나가겠다는 것' '역겹다' 등 강한 어조로 SK컴즈를 비난했다. 9일에는 또 다시 트위터를 통해 '아날로그필름' 앱을 만들기까지 기울인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날로그필름' 앱 사용자들도 함께 분노했다. '싸이메라와 아날로그필름을 비교해보니 똑같더라'며 SK컴즈를 향해 "대기업의 횡포다" "싸이메라를 삭제하고 지적재산권 침해로 신고했다" "내가 봐도 다른 점을 못 느끼겠다" 등 목소리를 높였다.
얼마나 똑같길래 너도나도 '무단복제'라 말하는 걸까. 남산타워를 찍은 한 장의 사진을 각각 싸이메라, 아날로그 부다페스트 혹은 아날로그 파리 앱으로 보정했다.
'싸이메라 삭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필터다' '애초에 사진 보정 필터에 지적재산권이란 게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미 비슷한 결과물을 내는 필터는 많다' 등 '무단복제'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SK컴즈의 입장도 비슷하다.
SK컴즈 관계자는 "비슷한 류의 효과를 내는 필터들은 카메라앱 시장에 매우 많다"며 "독창적 창작의 인정범위가 모호해지는 시장상황이고 또 필터류는 간단한 설정으로 제작이 가능하므로 동업자 의식을 공유하며 케어하고 경쟁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한 필터로 인해 오해의 소지가 생긴 부분에 대해 회사도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회사의 개발 과정에서 타인의 창작성을 존중하고 제작에 있어 고유한 가치를 침해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내부적 검토를 충분히 거친 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