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억 컴퓨터로 복제 가능해지나…'뇌 R&D 로드맵' 나왔다

류준영 기자
2016.05.30 14:05

미래부, 뇌과학에 10년간 3400억 투자…2023년까지 뇌연구 신흥강국 도약 기반 마련

미래창조과학부가 30일 발표한 '뇌과학 발전전략' 중 '뇌지도 구축' 구성도

#, 반(反) 과학단체의 공격을 받아 숨진 천재과학자 윌, 그의 연인이자 뇌 과학자인 에블린은 윌의 뇌를 슈퍼컴퓨터에 업로드 시켜 생전 윌과 같은 지각판단·감각·감성을 지닌 동일한 인격체를 구현한다. 컴퓨터가 육체가 된 ‘윌’은 보통 사람과 같이 욕망·감정을 갖게 됐고, 꿈 같은 영생의 능력을 갖게 된다.

SF(공상과학)영화 ‘트렌센던스’의 스토리이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과학기술 연구가 실제로 추진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인간의 뇌(NI, 자연지능)와 인공지능(AI)을 연계하는 R&D(연구·개발)를 비롯해 줄기세포로 인간의 뇌 축소판인 ‘미니뇌’를 개발하는 등의 뇌 연구 로드맵을 담은 ‘뇌과학 발전전략’을 30일 발표했다.

미래부는 이번 발전전략으로 선진국 대비 72%인 기술 수준(2014년 기준)을 2023년까지 90%로 끌어올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뇌연구 대표성과를 10건 이상 창출하는 등 2023년까지 뇌연구 신흥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진규 미래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오는 2018년 고령사회, 2026년엔 초고령사회 진입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지난해 뇌질환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만 23조원에 달한다”며 뇌 R&D 전략의 필요성을 이 같이 설명했다.

내년 시범사업으로는 △뇌지도 작성 △NI-AI 연계 기술 △맞춤형 뇌질환 극복연구 등 총 100억원 규모의 1단계 연구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이다.

미래부는 뇌과학 발전 전략 실행을 위해 향후 10년 간 총 3400억원을 투자한다. 뇌지도 구축에만 약 1900억원, 관련 융합기술 개발에 1500억 원 가량이 소요된다는 게 미래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뇌신경망 지도 개발 경쟁은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2013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미국은 2013년부터 10년 간 5조 5000억 원을 뇌 연구(연구프로젝트명: 브레인 이니션티브)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사람의 뇌와 비슷한 기능을 갖춘 인공뇌를 개발하는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 HBP’에 10년 간(2013년~2020년) 1조 400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뇌과학 발전전략’을 살펴보면 먼저 뇌의 인지 기능 작동원리를 규명하는 ‘뇌기능 특화지도’(한국뇌연구원 주도)와 한국인에게 발병율이 높은 노인성 뇌질환에 대한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노화뇌질환 특화뇌지도(KIST뇌과학연구소)’를 2023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은 “미국은 시각기능 대뇌피질, 일본은 인지기능과 관련된 전전두엽에 집중하고 있다면, 우리는 대뇌피질(후두정엽) 설계도를 우선 확보하는 전략으로 선진국과 차별화를 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의 뇌 원리를 알아내 AI에 적용하려는 '차세대 NI-AI 연계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이는 뇌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AI와 관련된 ‘인공신경망’을 만든다는 것이다. 김 한국뇌연구원장은 “인간 뇌와 유사한 컴퓨터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면, 인간의 뇌 정보를 슈퍼컴에 업로드하는 시도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간의 지각판단 신경회로망을 모방해 AI를 구축하고 패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지각판단 회로연구' △사람 뇌의 감성영역 신경회로의 작동원리를 알아내 생각하고 느끼는 AI를 개발하는 '감성지능회로' 개발 △신경세포 사이의 네트워크의 원리를 찾아내 ‘고집적 뉴런칩’을 개발, AI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 등이 진행된다.

또 줄기세포를 이용해 사람의 뇌 구조와 비슷한 실험용 뇌(미니뇌)를 제작·분석하는 기술도 개발해 맞춤형 뇌질환 진단과 약물 치료 연구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소뇌 작동과 근육·골격·생체신호 원리를 바탕으로 로봇팔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증강현실(AR)과 AI 기술을 결합한 뇌 기능 증진 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용어설명

▶뇌지도: 뇌의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수치화·시각화한 데이터 베이스(DB)를 뜻한다. 뇌지도가 있으면 특정 뇌부위·뇌회로의 변화와 긴밀히 연관돼 있는 뇌질환의 정확한 진단·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소 뇌자극술 등 새로운 방법의 뇌질환 치료 기술이 개발·확장되고 있어서, 뇌지도는 어떤 뇌부위 자극이 뇌질환의 치료에 필요한지에 대한 정확한 좌표 제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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