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을 향해 3년 만에 다시 칼날을 겨누고 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재조사에 본격 착수한 것. 지난 4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구글이 안드로이드로 반 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최종 결론을 내린 터라 국내에서의 조사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구글코리아 본사를 현장 조사했다. 공정위는 최근 2개월간 구글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왔다.
이번 현장조사는 공정위의 조사가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공정위는 지난 2013년 7월 네이버와 다음의 고발로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검색엔진을 우선 탑재, 경쟁사의 검색 프로그램을 배제토록 강제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으나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가 3년 만에 다시 칼을 뽑아들자 이번엔 선탑재 앱을 통한 경쟁 제한 혐의 외에도 타사의 모바일 OS(운영체제) 사용제한 여부 등 포괄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3년 전의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시장 상황이 달라지고 새로운 불공정 행위 소지가 있다면 선탑재 앱에 대해서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무혐의를 내린 사안에 대해 재조사하는 것은 이례적 행보다.
공정위는 지난 4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타사 OS 사용을 제한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결론을 내자 구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다시 시작했다.
EU 집행위가 발표한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관련 혐의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구글 검색엔진 및 크롬 브라우저 탑재 의무화 △타사 OS 사용 제한 △구글 제품 선탑재를 조건으로 한 금융혜택 제공 등 3가지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현재 구글 검색 앱을 선탑재하고 있으나 네이버, 다음 등의 국내 검색사업자의 앱은 선탑재하지 않고 있다. 모바일 웹 브라우저도 구글 크롬을 선탑재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전략 스마트폰 'G4' 출시 땐 자체 웹 브라우저를 선탑재했으나 업데이트를 거치며 구글의 크롬으로 통일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계약에서 한 화면에 11개의 앱을 탑재할 것을 조항에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또 구글이 자사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다른 OS를 쓰는 제품을 제조하지 않도록 강요했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타이젠 OS 진영의 일원이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안드로이드 지원을 빌미로 자체 OS 개발을 위축시키는 경쟁제한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 측은 공정위의 이번 현장조사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대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강릉원주대학교 최재홍 교수는 "OS 경쟁제한에 따른 기술혁신의 위축이나 모바일 앱 선탑재로 인한 관련 산업의 쇠락은 둘째치고 필요하지도 않은 모바일 앱을 잔뜩 들고 다녀야하는 소비자 고충과 비용을 헤아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