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광고를 아일랜드와 계약?"…페북 이상한 계약방식

이해인 기자, 진달래 기자, 김지민 기자
2016.08.04 03:00

[글로벌 IT기업 '세금꼼수']국내지사 협의 진행 후 아일랜드 법인에 송금…“세금 줄이기 합법적 ‘꼼수’”

국내 기업이 구글과 페이스북에 광고계약을 체결할 때 받는 인보이스 내용 중 송금안내 부분. 각각 구글 아시아퍼시픽(싱가포르)와 페이스북 아이랜드로 송금토록 안내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A사는 요즘 가장 ‘핫’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 광고를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광고인만큼 효과가 클 것이라 판단에서다. 광고 제작, 일정 조율 등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계약 직전 ‘인보이스’(계약내역서)를 받아본 A사 직원들은 당황했다. 계약 주체가 페이스북 아일랜드로 명시됐던 것. A회사 임원은 “페이스북 코리아와 광고계약을 진행했는데 페이스북 본사도 국내 지사도 아닌 제3국의 회사로 보내라고 하니 꺼림칙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SNS시장을 평정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광고도 크게 늘고 있다. 대기업 광고 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의 광고도 자주 눈에 띌 정도다. 광고기획사 관계자는 “최근들어 페이스북을 선호하는 광고주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방대한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행동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타겟 광고가 가능하다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덕분에 페이스북은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64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9.2% 늘었다. 순이익(20억5000만 달러)은 무려 186% 증가했다. 전체 매출 중 광고 비중이 97%(62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선 페이스북이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인 상당한 규모의 광고 수익만큼 합당한 세금을 내는지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다. 페이스북의 독특한 광고 계약 방식 탓에 국내 수익 추산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A사가 페이스북으로부터 받은 인보이스 하단에는 ’페이스북 아일랜드‘ 법인의 시티은행 계좌로 광고비를 입금하라는 안내문이 쓰여있다. 광고 계약 협의는 페이스북 코리아와 진행하되 계약은 페이스북 아일랜드랑 맺도록 한 것.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한 페이스북의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일랜드의 경우 법인세율이 12.5%로 선진국 중 가장 낮다. 이는 미국(40%) 대비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24.2%)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

페이스북은 글로벌 플랫폼을 가진 인터넷 사업자로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 코리아 측은 “미국 본사의 경우 미국 내 비즈니스만 관여하고 미국 외 지역은 모두 아일랜드 법인이 관리한다”며 “하나의 플랫폼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사업을 벌이는 인터넷 서비스이기 때문에 국가별 소득을 구분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의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 입지가 날로 확대되면서 ‘과세 형평성’ 논란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합법 꼼수로 줄인 세금으로 페이스북이 각종 투자활동을 벌이며 1위 체제를 굳히고 있다”며 “이는 그 자체가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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