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넷플릭스, 방송 규제에도 '치외법권'

진달래 기자
2016.08.04 03:00

[글로벌 IT기업 '세금꼼수']국내 사업자 역차별 우려…"기존 틀 완화, OTT 규제 신설 필요"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 창립자 및 CEO,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가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김창현 기자

다국적 IT기업 중 넷플릭스가 사실상 '치외법권'에 놓인 분야는 세금 뿐 아니다. 국내 방송사업자 혹은 OTT(Over the top·인터넷 스트리밍) 사업자와 달리 내용, 광고 등 관련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OTT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기 전에 관련 규제 형평성 논란을 해결할 법제도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이미 한 차례 규제 관련 홍역을 치렀다.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 해당하는 영상물에 청소년 접근이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가를 받고 통신망을 통해 제공하는 비디오물은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3월 국내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규정을 기준으로 모든 콘텐츠를 재분류했다. 성인인증 절차도 지난 4월 도입했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대응으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점유율, 가격, 광고 등 여러 측면에서 규제 형평성 쟁점이 남는다. 방송통신 전문가들은 규제 형평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방송사업자 혹은 국내 OTT 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무작정 적용할 때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

무엇보다 OTT 서비스에 규제를 강화해도 넷플릭스 등 글로벌 서비스에도 그 실효성을 장담할 수 없다. 서버나 물리적 장비를 국내에 두지 않고 서비스하기 때문에 과세 근거를 찾기 어려운 상황처럼 현실적으로 제재가 어렵다. 규제를 지키지 않아도 강제할 수단이 없는 것. 중국 정부처럼 접속차단까지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 OTT사업자와 역차별 문제도 발생한다. OTT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자칫 국내 중소 사업자의 성장만 가로막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부연구위원은 "OTT 규제는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는 문제"라며 "방송 등 영상 콘텐츠 환경이 변하면서 기존 방송규제는 완화하고 OTT 규제는 필요한 것들을 만들면서 중간 수준에서 형평성을 맞출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OTT 활성화로 이용자들의 영상 콘텐츠 선택권이 넓어져 기존 방송의 여론 독점력은 줄고, 자원 희소성으로 인한 진입 문턱도 낮아진 시장 변화에 맞춰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OTT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상생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규제 등이 한 예시다. OTT가 성장하면서 중소 콘텐츠사업자가 종속되는 문제는 콘텐츠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

곽동균 부연구위원은 "특히 우리나라 방송산업은 강도 높은 규제를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유료방송사업자들도 받아왔다"면서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규제 시장 현실에 맞게 완화하면서 사업자들 자율규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넷플릭스 국내 가입자 수는 대략 5만~6만명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달 방한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최고경영자)가 한국인 대상 콘텐츠 투자에 대한 강력한 투자 의지를 밝힌 만큼 가입자 수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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