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번엔 '메신저 앱' 규제 강화 시동

하세린 기자
2016.09.12 14:05

스카이프·왓츠앱 등에 통신사 적용 규제 권고할듯…고객정보 보호·보안 의무 등 예상

/사진=블룸버그

유럽연합(EU)이 모바일 메신저 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태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애플에 세금 특혜 의혹으로 추가 과세 결정을 내린 가운데 IT(정보기술)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EC)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 페이스북의 왓츠앱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신사들과 같은 수준으로 규제하는 내용의 권고를 이번주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통신사들처럼 메신저 앱 업체들도 고객정보 보호나 보안 의무 측면에서 규제를 받도록 하는 것이 요지다. 스카이프의 경우 모바일-모바일상 전화가 아닌 모바일-일반 전화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겐 긴급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카이프 가입자에게 일반 전화처럼 전화번호를 부여한다면 통신사를 바꿀 때 같은 번호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왓츠앱은 기존 통신사들처럼 경찰이 통신망에 '합법적인 도청'이 가능하도록 보안 장비 설치를 허용하는 것과 같은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 통신사들은 IT 회사들이 음성통화나 문자 사용 등 기존의 수익모델을 무너뜨리자 EC를 상대로 이같은 로비를 수년간 진행해왔다. 이들은 기존 통신사와 IT 회사들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통신사들은 당초 EU 규제당국에 통신사 관련 규제 폐지를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자 IT 기업들을 똑같이 옥죄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EC가 실제로 IT 회사들에 이같은 규제를 적용하려면 수년간의 토론과 정책입안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통신사들로선 큰 소득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EC 대변인은 이번에 권고할 규제 사항들은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동시에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기회의 장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IT 회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우에 따라 기존 통신사들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신들은 다른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들과는 다른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통신사들에 대한 규제를 똑같이 적용할 경우 법적 분쟁을 늘리고 비용을 높여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좌초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유럽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구글을 대표하는 로비 그룹의 제임스워터워스 부회장은 "시장에서 값싼 온라인 통화나 영상 통화 기능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통신사들과 IT 기업들 간의 기 싸움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앞서 두 업계는 미국에서 망중립성 등 네트워크 규제와 관련해 실랑이를 벌였고 사용자 통신이용 패턴 등에 대한 정보로 누가 더 이득을 보느냐에 대해서도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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