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1만원에 낙찰받은 도로, 1억원이 된 사연

변휘 기자
2018.06.30 04:33

[머니가족]온비드 공매로 '자투리 땅' 투자하기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50대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 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나신용씨는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한 공매가 요즘 재테크시장에서 ‘핫’하다는 얘기를 듣고 사이트에 접속했다. 빌딩과 주택 등 건물은 물론 중고차와 가전제품, 보석과 명품 액세서리, 공영주차장이나 학교 매점운영권까지 너무나도 다양한 거래목록을 보고 놀랐다.

 값이 형편없이 떨어진 자투리땅도 많았다.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어 자산가치가 낮은 ‘맹지’(盲地)는 물론 불과 33㎡(10평) 남짓의 도로, 묘지 등도 나와 있었다. 이미 여러 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감정가 대비 50% 이하로 떨어진 땅도 수두룩했다. 나씨는 “자투리땅도 잘만 활용하면 의외로 좋은 재테크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얘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초보 투자자, 법원 경매보다는 온비드 공매=온비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진행하는 온라인 공매다. 법원 경매는 개인간 채권·채무관계가 얽혀있는 등 권리관계가 복잡할 수 있어 초보투자자들이 섣불리 접근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온비드 공매는 국가와 개인간 채권·채무관계에서 비롯된 압류재산 또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보유 중인 국·공유재산 등이 대상이다. 최근에는 비압류재산이 더 많이 거래되는 추세다. 온비드는 권리관계가 단순해 비교적 초보자들이 도전하기에 수월하다.

최근에는 소액으로 ‘땅주인’의 꿈을 이루려는 입찰참가자가 많다. 상대적으로 가격부담도 크지 않다. 지난해 온비드를 통해 매각된 부동산 6만5773건 중 절반 이상인 55%(3만5684건)가 감정가격 5000만원 이하였다. 500만원 이하 부동산도 15%(9668건)에 달했다. 이처럼 저가 부동산이 많은 이유는 국·공유재산 중 자투리땅이 많기 때문이다. 택지개발이나 도로확장 후 남는 자투리땅이 온비드에 나오는데 활용하기에 따라 좋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141만원짜리 '맹지', 3개월 후 1000만원에 매도=지난달 21일 우리은행에서 열린 캠코의 ‘온비드 공매투자 아카데미’ 강연에 유근용 어썸컴퍼니 대표가 강사로 나서 온비드를 통한 저가 부동산 활용의 사례를 소개, 500여명 참가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 유 대표는 전북 정읍시의 공유지분 토지를 141만원에 낙찰받았다. 감정가는 260만원이었지만 9차례나 유찰돼 낙찰가가 떨어졌다. 공유지분 토지는 여러 사람이 권리를 나눠 갖는다. 등기확인 결과 A씨 집안의 구성원 중 한 사람의 물건이 공매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공유자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 권리를 매입하거나 경매로 넘겨 n분의1로 배당을 받자’는 내용이었다. 진척이 없어 대법원 전자소송을 통해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진행하자 합의가 이뤄졌다.

유 대표는 인접 토지주인들을 찾아 “원하면 저렴한 시세에 넘기겠다. 토지를 합하면 땅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결과 671㎡(203평)의 토지를 3.3㎡(1평)당 5만원, 약 1000만원에 사겠다는 답변을 얻었다. 이후 공유자 2명으로부터 각각 150만원에 권리를 매입한 뒤 인접 토지주인에게 매각했다. 낙찰가 141만원, 공유지분 매입 300만원, 부대비용 등을 합쳐도 ‘수익률 100%’, 500만원 이상 남겼다. 소요된 기간은 3개월 남짓이었다.

#2. 유 대표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16.5㎡(5평) 도로를 971만원에 낙찰받았다. 한 빌라 나동과 다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였다. 낙찰받은 도로를 찾아 사진을 찍자 주민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낙찰받은 땅”이라고 설명하자 주민은 “도로를 사서 뭐하냐”며 웃었다. 유 대표는 지하철 5호선 역세권, 인근의 우수한 학군, 30년 가까이 된 빌라 사이의 도로인 탓에 언젠가 부동산 신축을 원하는 부동산개발업자가 탐낼 곳이라고 생각했다. ‘10년쯤 기다려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 대표는 불과 수 개월 만에 “1억원에 사겠다”는 개발업자의 연락을 받았다. 도로를 ‘대지’ 가격으로 쳐준 덕분이었다. 곧바로 매도계약서를 작성하고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온비드에서 입찰 진행 중인 서울 구의동의 한 도로 /사진=캠코 온비드 화면 캡쳐

◇"성공사례만 좇지 말자"…따져야 할 점은=유 대표의 성공사례는 수십 차례 온비드 공매에서 낙찰받아본 경험과 자투리땅 투자 노하우, 자투리땅 활용방안에 대한 치밀한 계획 등이 뒷받침된 결과다. 초보자들이 단시간에 따라 하기는 리스크가 적잖다. 초보자들은 온비드 공매를 직접 이용하며 조금씩 역량을 쌓을 필요가 있다. 권리관계와 명도책임, 물건종류, 부대조건 등을 확인해 리스크를 파악하고 낙찰 후 활용방법, 개발 가능성에 대한 사전준비는 필수다.

입찰과정에서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한 번 입찰서를 제출하면 취소 또는 변경이 불가능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 보증금이 정상 입금돼야 낙찰이 가능한데 보통 부동산 물건은 수요일 오후 5시에 입찰을 마감한다. 모든 절차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1초라도 늦으면 보증금 입금이 불가능하다. 인터넷 연결 상태와 전산오류 등을 감안해 다소 여유 있게 입금하는 게 좋다.

한편 캠코는 다음달에 대구, 제주, 광주에서도 ‘온비드 공매투자 아카데미’를 진행할 계획이다. 관심이 있다면 온비드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면 된다. 우리은행의 부동산플랫폼 ‘위비홈즈’를 통해 부동산 공매정보를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공매관련 대출 등 금융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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