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국회 본회의 통과로 소재 부품 국산화 R&D(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R&D 예산으로 2730억원을 지원한다. 세부 지원 항목을 살펴보면 △소재부품 기술개발 650억원 △소재부품산업 기술개발기반 구축 400억원 △반도체 디스플레이 성능평가지원 350억원 △기계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320억원 △반도체 장비 부품소재 테스트베드 구축 115억원 △소재융합혁신 기술개발 31억5000만원 등이다
이에 따라 국가 R&D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번 추경과 연계한 단기, 중장기 차원의 구체적인 R&D 지원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지난달부터 일본의 수출규제 3대 핵심소재(불화수소·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를 대체하고, 소재 부품의 대외 의존도를 낮출 대략적인 R&D 전략 및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긴급 국과과학기술심의회를 열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국산화를 위한 R&D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고, 회의내용은 이날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보고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달말 정부 R&D 종합대책 발표가 있은 뒤 과제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재를 대체하거나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원천소재 등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시급성을 요하는 기업의 수요기술 파악에 나서는 등 ‘소재 혁신 개발 분야 신규기획’을 위한 기술 수요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어 이미 예산이 투입돼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연구성과를 선별, 후속연구도 지원한다. 고서곤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지난달 22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해온 소재 부품 R&D 성과를 모두 취합, 실용화 여부를 검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화학·재료 분야 정부 연구소를 주축으로 추가 규제가 예상된 품목 위주로 기술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국제협력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화학연구원 김용석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장은 “단기적인 대응방안으로 소싱의 다변화 지원, 미국과의 공동대응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현재 각 부처별 대응 논의가 활발한만큼 '범부처 R&D 사업‘을 통한 효과적인 대응 전략과 추진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달 개최될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주로 대기업 등 수요기업과 중소형 개발기업의 유기적인 상생·협조방안을 포함한 산·학·연 간 협력체계 마련, 전문인력 양성 방안 등이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이낙연 총리가 직접 주재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 지원 R&D와 민간 주도 R&D 사이의 ‘R&D 사각지대’를 점검하는 등 예산 투자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구체화한다. 하태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은 “이번 기회에 정부의 역할과 기업의 영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과기정통부는 현재 수립중인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한민국 과학기술혁신 미래전략 2045’에 소재·부품 R&D를 보다 포괄적·체계적으로 담는 등 소재부품 산업의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을 탈피하는 계기로 삼아, 중장기적인 대안까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