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열린 ‘연구산업 컨퍼런스 2020’에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0.05mm급 초소형 센서로 5G(5세대 이동통신) 성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전시돼 삼성전자와 화웨이, 에릭슨 등 통신장비업체들의 이목이 쏠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5G 성능 측정시스템’은 5G 배열 안테나의 신호 크기 및 이상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5G 측정 센서가 안테나보다 커서 근접 측정이 불가능했던 문제를 해결했다. 또 기지국 내 수많은 안테나의 통신 품질을 하나하나 측정할 수 있다. 관계자는 “기존 검사 장비로 2시간 이상 걸리던 측정시간을 1분으로 단축했고, 장비의 크기와 부피도 100분의 1로 줄였다”며 “현재 인프라 구축이 한창인 5G 산업 일선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나노스코프시스템즈에 기술 이전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을 선보였다.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 시스템 반도체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은 수명을 줄이는 ‘발열’ 제어가 관건이다.
이 현미경은 열이 어디서 얼마나 나는 지 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마이크로 전자 부품이 동작할 때 발생하는 발열에 의한 온도 분포를 0.3㎛(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수준의 고분해능으로 측정할 수 있다. 나노스코프시스템즈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해 쓰는 기존 적외선 현미경은 공간 분해능(해상도)이 낮아 미세 반도체 발열 측정이 어렵다”며 “우리 현미경은 10배 더 선명한 측정이 가능하며, 판매가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경제성도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설치 운영·중인 발열 영상 현미경 대부분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마저도 가격이 수억원 이상으로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구산업’을 통한 정부 지원으로 고가의 수입산 연구장비들이 속속 국산화되면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높은 가격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중소·중견기업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연구산업은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등이 R&D(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시험·분석, 설계·해석, 연구장비·재료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R&D 연동산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은 R&D 활동을 보다 더 전문화·분업화해 R&D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산업 혁신성장전략’을 수립·발표한 바 있다.
연평균 7800억원의 R&D 예산이 연구장비에 투자된다. 하지만 정부 R&D 예산을 통해 구축한 연구장비의 70%는 미국, 일본, 독일 3개국 제품으로 국산은 약 16.5%에 불과하다. 연구장비 산업의 육성이 시급한 이유다. 특히 연구산업은 부품·소재 분야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중·장기적 대응방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문미옥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장비 국산화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연구산업 카테고리를 재정비해 내년엔 ‘연구재료’ 분야를 신설·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재료 산업은 실험용 동·식물, 화학물질 등 R&D에 필요한 재료·소재를 개발·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연구산업의 발전과 체계적 육성·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연구산업진흥법’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해당 산업 진흥을 위한 기본계획과 함께 연구역량강화, 사업화지원, 연구장비의 성능평가, 국제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R&D 24조8000억원 시대를 맞아 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연구지원 서비스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우리나라 R&D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연구산업과 같은 개방·분업을 통한 혁신이 중요한만큼 (연구산업진흥법)입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