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훈 KT 자금IR담당 상무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10여편의 유튜브 영상에 출연했다. 그간 대기업 IR(투자자관계) 임원의 주 활동무대가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 '큰손'과 애널리스트를 상대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투자 역량은 물론 '화력'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개인'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 상무는 개인투자자들을 매혹시킬 '무기'도 갖췄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비전, 명확한 주주 환원 정책은 눈높이가 올라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특히 그는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KT는 좋은 실적 등 주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지 상무와의 일문일답.
-대기업 IR 임원의 유튜브 출연은 낯설다.
▶작년 말에 난생 처음 유튜브를 찍어봤다. 과거 KT는 통신 서비스가 주력이었지만, 이제는 '디지코'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이를 잘 설명하려는 목적이었다. 특히 올 2분기 말 기준으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기관을 넘어섰다. 불특정 다수와 접점이 있는 미디어로 유튜브를 주목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개인을 타깃으로 한 IR은 어떤 점이 다른지.
▶KT의 변화를 개인에게 설명하는 효과적인 매체는 광고가 있다. 최근 윤여정 배우가 광고에서 '이게 IDC니?'라고 광고하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요즘 개인들은 요구의 수준이 더 높다. 투자 관련 정보와 지식이 많고, 과거보다는 좀 더 이성적 판단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하게 디지코에 대해 설명드릴 필요가 있다.
-반응은 어떤가.
▶증권사마다 각자 채널을 이용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보신다. 집중적으로 출연했는데 1년쯤 해보니까 '안 했으면 어떡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또 금융사의 PB센터도 간접적으로 개인들과 연결되는 채널들이다. 주요 증권사는 전국 PB센터 담당자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교육하는데, 시간 할애를 요청하고 직접 찾아가서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이 PB에 기업의 상황을 요구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KT 주가 흐름은 어떻게 분석하는지.
▶디지코로 전환이 상승세의 배경이 됐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을 활용한 신사업으로 비즈니스 전략이 재편됐고,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시대와도 맞물렸다. 또 주주환원 정책이 뚜렷해졌다. 작년 5월 코퍼레이트데이에서 애널리스트와 기관을 모시고 3년 간 중장기 전략을 설명했는데, 별도 조정 순이익의 50% 배당을 공언했다. 이후 계획대로 배당을 실현했다. 올해 5월에도 코퍼레이트 데이를 열어 내년까지 배당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주의 신뢰가 굳어진 대목이다.
-'탈통신'은 통신3사의 공통된 전략이다. KT의 차별점은.
▶ KT는 10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통신3사 기업시장에서 가장 큰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디지털전환(DX)을 필수로 여기는데 그간의 고객 신뢰가 단단하고, 각 단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드릴 수 있다. 신사업 부문의 재편을 통한 시너지도 속도를 낸다. 금융 부문에선 케이뱅크와 비씨카드를 정렬하고, 미디어 부문에서 KT 스튜디오지니와 지니뮤직, 광고 부문, 밀리의 서재 등을 하나로 모으고 콘텐츠를 잘 가공해서 스카이라이프 등 채널에서 전달할 수 있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이다. 최근 KT도 상승세가 꺾였는데.
▶지금 주가는 회사 자체의 퍼포먼스는 나쁘지 않은데 국내 증시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최근 시장이 주춤하는 측면이 있어 KT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KT를 향한 시각은 여전히 좋은 편이다. 2019년 영업이익(별도기준)이 7400억원, 지난해 8782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만에 7000억원을 넘었다. 내년 연간 목표 영업익은 1조원이다. 연말에는 실적을 근거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