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게임의 대세가 모바일 환경으로 넘어왔지만 여전히 PC 앞을 떠나지 못하는 게이머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게이머들을 붙잡기 위해 모바일-PC환경을 이어주는 '크로스플레이'용 에뮬레이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의 에뮬레이터 '원게임루프'는 지난해 9월 베타 버전을 출시한 뒤 올해 4월 정식 출시 전까지 17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현재 위메이드의 미르4를 포함한 90여개의 게임이 원게임루프에 들어와 있다. 원게임루프 외에도 녹스, 블루스택, 지니모션 등의 앱이 게이머들에게 널리 알려진 범용 에뮬레이터들이다.
외부 에뮬레이터를 쓰는 대신 자체 에뮬레이터를 내놓는 게임들도 있다. 엔씨소프트 게임들이 대표적이다. 에뮬레이터 '퍼플'을 통해 리니지 시리즈 등 주요 게임들을 PC에서 구동시킨 뒤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접속해 게임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앱마켓용 버전과 다른 별도의 PC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을 PC에서 플레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 사양' 문제다. 최근 삼성전자의 GOS(게임최적화시스템) 논란처럼, 연일 출시되는 게임들은 고화질 그래픽 구현을 위해 고사양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의 발열 문제도 심각해진다. PC에뮬레이터를 쓰는 경우 이 같은 스마트폰 사양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게임의 대세가 '방치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방치형 게임의 특징은 게임사가 오토프로그램을 제공해 게이머의 직접적인 컨트롤 없이도 캐릭터의 성장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플레이할 때마다 접속해서 게임에 집중할 필요는 없지만, 꾸준히 접속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24시간 내내 '게임기'로만 쓰는 건 불가능하다. 전화와 문자, 메신저 외에도 내비게이션, 인터넷 검색 등 생활 다방면에 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모바일게임을 PC에서 조작할 경우, 넓은 화면과 키보드 활용에 힘입어 보다 정교한 조작과 더 편한 게임 감상이 가능하다. 애니팡 등의 퍼즐게임, 쿠키런 등의 스크롤게임도 PC에서 즐기는 유저들이 상당수 있을 정도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외부 에뮬레이터를 쓸 경우 개발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 자체 에뮬레이터 개발 역량을 확보한 대형사들을 제외하면, 모바일게임의 PC버전을 별도로 만들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 유저들 중에는 모바일게임의 PC 플레이를 선호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보니 이에 맞춰 점점 그래픽 등 사양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가 활성화되면서 모바일게임은 '모바일에서만 하는' 게임이 아닌, '모바일에서도 할 수 있는' 게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