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분기 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신제품을 내놓는 애플에 점유율이 역전당한다. 반복되는 악몽인데 애플의 점유율이 갈수록 상승세라는 게 문제다. 비슷한 시기 폴더블 신제품을 출시하는 삼성은 그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는 의미다. 더욱이 중국 제조사들도 어느새 합산 점유율 30%대를 넘나들며 만만치않은 세를 과시하고 있다. '차이나디스카운트'(중국 기업의 평가절하)는 옛말이고, 자칫 삼성이 안드로이드 맹주자리 마저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 애플 밴치마킹 필요"
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하 출하량 기준) 추정치는 20%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3분기 점유율 대비 1%포인트(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8%p 증가한 25% 로 삼성을 제치고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찼다.
애플의 점유율 상승은 지난해 9월(1차 출시국 기준) 출시한 아이폰14 출시 효과다. 비슷한 시기(8월) 4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폴더블폰 신제품 판매량이 본격 반영된 지난해 3분기 삼성의 점유율은 21%로 1~2분기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흐름은 매년 반복된다. 지난 3년간(2020~2022년) 4분기 애플의 점유율 역전 현상은 매년 되풀이됐다. 양사의 연간 점유율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두 제품이 한 달 차로 출시되지만 연말까지 폭발적인 판매량을 이어가는 것은 아이폰이다. 삼성폰이 아이폰에 비해 신제품의 매력도, 고객 충성도가 뒤진다는 의미다. 애플은 자체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및 OS(운영체제) 개발로 SW(소프트웨어)와 HW(하드웨어) 간의 최적화를 이뤘다. 특히 자체개발한 AP는 최근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경쟁작대비 압도적 성능을 과시한다. 더욱이 아이패드, 맥북 등과의 연동성은 애플의 브랜드 파워를 견인하는 동시, 고객 '락인 효과'(묶어두기)를 이끌어냈다.
中 제조사 추격도 거세...삼성 기술적 리더십 필요
안드로이드 진영내에서 삼성의 위상도 최근 흔들린다.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세력을 키워서다. 특히 샤오미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샤오미는 현재 삼성과 애플에 이어 점유율 3위지만, 2021년 6월에는 점유율이 17.1%(이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까지 오르며 창사 10여년만에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중국업체들은 최근 수년 간 삼성을 벤치마킹하며 '패스트 팔로워'로 성장했다. 삼성 폴더블폰이 인기를 모으자 불과 1년만에 고스란히 베낀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안드로이드폰 제조기술이 평준화된데다 가격 경쟁력과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몸집을 키우며 글로벌 시장까지 넘본다. 샤오미는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9.1% 점유율로 애플(8.5%)을 제치고 1위 삼성(13.5%)을 바짝 추격했다.
삼성 입장에선 중국의 성장을 견제할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게 뼈 아픈 대목이다. 삼성폰이 중국 시장에서 수년째 0%대 점유율에 머물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폴더블폰으로 폼팩터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원가경쟁력 강화에 몰두하면서 사용자 경험(UI /UX) 혁신이나 하드웨어 성능 등 경쟁력이 저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이를 회복할 해법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