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중국 AI(인공지능) 기업 딥시크가 일부 성능 평가에서 미국 주요 AI 모델을 앞서고 이용료는 최대 40분의 1 수준인 신제품을 공개했다. 미국 빅테크의 막대한 AI 투자 비용에 다시 의문이 제기될지 주목된다.
딥시크는 17일 AI 모델 '딥시크 V4.1-Flash-1017'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9월 모델의 개선판으로 코딩과 AI 에이전트 성능을 강화했다. 모델 가중치를 MIT 라이선스로 공개하고 검색·웹 수집 API도 개방했다.
딥시크 자체 평가에서 신제품은 11개 항목 중 4개에서 오픈AI의 GPT-5.6 Sol과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5를 모두 앞섰다. 코딩 평가 'DeepSWE v1.1'에서는 77.0점을 기록했다. 다만 전반적인 성능 우위로 보기는 어려우며 외부 검증도 필요하다.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비혼잡 시간대 API 출력 토큰 100만개당 이용료는 딥시크 0.6달러, GPT-5.6 Sol 20달러, 클로드 오퍼스 5 25달러다. 딥시크 가격은 클로드의 약 42분의 1이다. 자체 평가에서 코딩 작업당 비용도 0.5달러에서 0.2달러로 60% 줄었다.
토마스 울프 허깅페이스 공동창업자 겸 CSO(최고과학책임자)는 X에서 "딥시크가 터미널 벤치 성능을 31.2점에서 42.3점으로 끌어올리고도 '소규모 업데이트'라고 부르는 건 정말 웃긴 일"이라며 "이 수치가 자체 평가 환경 밖에서도 유지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나단 램버트 AI 연구자도 "마이너 버전 번호와 날짜를 붙였지만 성능 향상 폭이 크다"며 "비전 기능까지 내장돼 GLM 5.3보다 강력한 모델로 입증될 수도 있다. 오픈 웨이트의 왕이 돌아온 걸까"라고 반문했다. 오픈 웨이트는 AI 모델의 학습된 가중치를 공개해 누구나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을 말한다.
딥시크는 지난해 증시를 흔들었다. 추론 모델 R1 공개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약 17% 급락하며 시가총액 약 5890억달러가 증발했다.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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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는 딥시크 신제품 발표 이전부터 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불거졌다. 16일 나스닥지수는 약 2.1% 하락했다. 신제품 발표가 주말에 이뤄진 만큼 시장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저비용 AI의 확산은 미국 빅테크의 투자 수익성 논쟁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는 삼성전자(215,500원 ▲5,500 +2.62%)와 SK하이닉스(1,272,000원 ▲10,000 +0.79%)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면 AI 이용료가 낮아지면 수요와 연산량이 오히려 늘 수 있다는 '제번스의 역설'도 있다. 저비용 AI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의 AI 개발 전략에도 과제를 던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국 최상위 AI 모델에 버금가는 수준을 목표로 프런티어 AI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딥시크는 미국 주요 모델을 일부 평가에서 앞섰다. 한국이 중국을 추격하는 동안 경쟁의 기준도 계속 높아지는 셈이다. 기술 개발 속도와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