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인기 영화·콘텐츠·홈시어터 커뮤니티 'D프라임'에 지난달초 올라온 임필성 감독의 '홈프로젝터 업그레이드 이야기'가 화제였다. 임 감독은 엡손을 선택했다. 그는 "대형 TV보다 프로젝터를 고수하는 이유는 '필름 라이크'한 느낌 때문"이라며 "홈시어터 프로젝터 상위 기종에서 유일하게 정식 발매되는 엡손이 있어 당분간 업그레이드를 안해도 된다"고 적었다.
한국엡손은 국내 프로젝터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 독보적 1위 사업자다. 보급형 미니 프로젝터 제품군을 제외하고 홈시어터 또는 기업용 고사양 프로젝터만 따지면 점유율은 60%를 훌쩍 넘는다. 그럼에도 새 고객층이 넘쳐난다는 게 김대연 한국엡손 VP(비주얼프로덕트)비즈니스팀 팀장(상무)의 진단이다. 앞으로의 타깃은 기업이 아닌 집, 임 감독과 같은 마니아층은 물론 더 좋은 TV를 원하는 모든 고객이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엡손의 프로젝터로 거실과 침실 등 밝은 실내에서도 손쉽게 고화질의 대화면을 즐길 수 있다"며 "기존 TV 수요를 대체해 새로운 소비자층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이는 엡손이 주된 경쟁상대를 삼성·LG 등 TV 제조사로 설정한 이유다. 1인가구 증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유튜브를 즐기는 미디어 시청행태의 변화에 따라 TV의 대체재로 홈프로젝터를 선택하는 이가 많아져서다. 고정된 설치공간이 필요 없는 데다 대화면 구현이 TV의 한계를 뛰어넘는 장점으로 꼽힌다.
비용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다. TV의 경우 80형까지는 보급형 제품이 많아 저렴하지만 100형 이상이 되면 1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반면 프로젝터는 100형 화면을 구현하는 제품도 50만원대부터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한다.
엡손의 초단초점 프로젝터(EH-LS800W·사진)의 경우 300만원대 판매가에 150형의 4K PRO-UHD 화질 대화면을 제공한다. 필요한 벽면부터 프로젝터까지의 거리는 단 28.5㎝다. 엡손이 이 제품군을 '레이저빔 TV'로 부르는 이유다. 김 상무는 "경기침체로 최근 B2B(기업간 거래) 부문의 프로젝터 수요가 주춤하지만 홈시장에서는 TV를 대체할 아이템으로 인식된다"며 "올해 홈프로젝터는 120% 성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프로젝터의 공공부문 보급 필요성도 주문했다. 특히 B2G(기업과 정부간 거래) 사업의 핵심 수요처 중 하나가 학교인데 학습권 확보 차원에서 전자칠판으로 프로젝터를 활용하는 게 좋다는 제안이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전자칠판은 80형 TV인데 TV 속 글자가 뒤쪽에 있는 학생에게는 잘 보이지 않거나 각도에 따라 빛 반사가 심하다. 김 상무는 "일본에서는 전자칠판에 주로 대화면 프로젝터를 활용하고 국내에서도 실제 교사들은 프로젝터 수요가 높다"고 지적했다.
공공·민간영역의 다양한 미디어 아트도 주목받는 신시장이다. 경남 통영의 디피랑에는 엡손의 프로젝터 기술을 활용해 빛의 테마파크를 조성했는데 이는 통영이 2022년 '야간관광 특화도시'를 획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 상무는 "건물 외벽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은 프로젝터만이 가능한 일"이라며 "디지털 사이니지, 미디어 파사드 등 시장에도 기회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