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號 본격 출항
취임행사 대신 현장행보
"확실한 성장 이룰 것"

30년 정통 'KT맨' 박윤영호(號)가 본격 출항했다. 박윤영 신임대표(사진)는 지난해 무단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사실상 멈춘 경영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해 취임식 행사 대신 정보보안·네트워크 현장을 찾아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전임직원에겐 프로페셔널리즘(전문직업의식)을 강조하며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컴퍼니'로의 도약을 제시했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박윤영 대표이사 선임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변경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9개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1992년 KT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해 기업사업부문장(사장), 미래사업개발단장, 컨버전스연구소장 등을 거쳐 '3전4기' 끝에 대표이사에 오른 박윤영의 시대가 본격 열렸다.
박 대표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KT를 대한민국 네트워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이자, AI 시대를 선도하는 1등 AX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네트워크와 빈틈없는 정보보안이라는 '단단한 본질' 위에 초개인화 서비스와 산업특화 AX 역량을 더해 '확실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KT는 결코 가볍지 않은 도전에 직면했다"며 "말과 형식보다 속도와 실행"을 강조했다. 이어 "KT 프로페셔널리즘을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준으로 삼겠다"며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와 성과 중심 문화를 주문했다. 해킹사태 이후 고객신뢰 회복, AI 등 신성장동력 확보, 느슨해진 조직력 재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판단에서다.
그 일환으로 박 대표는 취임 첫날 대규모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커스터머부문은 미디어부문을 통합하고 엔터프라이즈부문은 공공·금융부문을 흡수하는 등 임원조직을 30% 축소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환경 속에서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주요 부서장도 전면교체하는 등 강도 높은 인적쇄신에 나섰다.
내부출신 대표가 취임함에 따라 '올드맨' 중심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내외부 인재를 균형 있게 기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현진 커스터머부문장, 김봉균 엔터프라이즈부문장, 김영인 네트워크부문장, 옥경화 IT부문장 등 부사장 4명은 내부승진했고 송종규 법무실장(부사장), 이상운 정보보안실장(CISO·전무), 박상원 AX사업부문장(전무)은 외부에서 영입했다.
더불어 202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설된 '토탈영업센터'도 폐지했다. 당시 네트워크 운용·관리 자회사 전출이나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 2200여명이 해당 조직으로 재배치돼 휴대폰·인터넷 영업업무를 맡아왔다. 이에 정치권과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퇴출압박성 인사'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해당 인력은 현장인력이 부족한 분야로 재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