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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전·사업화는 더 이상 R&D(연구·개발)의 끝단이 아니다.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
오승철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16일 제주시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열린 '2025 기술이전·사업화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오 실장은 축사에서 "각 대학 산학협력단, 공공연구기관, 민간 중개기관 등 현장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지난 10년간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이전 수입이 약 1.8배 증가했다"며 "일부 기술은 스타트업 창업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사업화의 질적 성장은 아직 부족하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연간 30조 원에 달하는 정부 R&D 투자 규모에 비해 실제 사업화 실적은 미흡하다"며 "이는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 제도 미비, 기관 간 연계 부족, 기술중개조직의 전문성 부족 등 복합적인 구조적 한계가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대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 실장은 "지난해 기술이전법 개정을 통해 연구자 창업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기술중개·투자·엑셀러레이팅 기능을 갖춘 전문 중개기관을 육성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기술사업화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기술산업화 얼라이언스'는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기술사업화 성과를 확산하고 신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하는 중심 플랫폼이다. 오 실장은 "얼라이언스에서 도출된 정책 제안들은 내년 하반기 발표 예정인 '제9차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계획'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중점 추진 방향으로 △R&D 기획 단계부터 연구자와 기업 간 소통 강화 △사업화 단계별 기관 간 연계 및 전문성 제고 △AI·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사업화 확대 △중저위 기술의 글로벌 진출 전략 마련 등을 제시했다.
오 실장은 "기술 이전 사업화는 단순히 연구개발의 마지막 절차가 아니라, 경제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먹거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산·학·연·관이 긴밀히 협력해야만 실질적인 변화와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축사를 한 용홍택 메디테크 조직위원장(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지금은 기술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고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용 위원장은 "2023년 기준 정부 R&D 예산이 100조 원을 넘었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투자 비중은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연구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논문 품질과 피인용지수 등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대학의 R&D 투자 대비 기술이전 수익률은 1.47%에 불과하며, 이는 미국 대학 평균(4.17%)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며 "보유 특허 중 실제 활용되는 비율도 37.8%에 그쳐 기술이전 효율성 제고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용 위원장은 "기술이 특허화되고 기업 제품으로 이어져 매출을 창출한 후 다시 R&D에 투자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최근 산업부와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공공기술 사업화 촉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 한국연구소기술이전협회,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선 기술이전·사업화 활성화 유공자에 대한 표창식도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은 김용근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사업단 부단장, 이승호 델타텍코리아 대표에게 각각 수여됐다.
기술이전·사업화 유공 감사패는 △신정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부장 △이찬희 전(前) 전남대 기술지주회사 전무이사 △김태현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팀장이 받았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장기술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장은 "올해로 29회를 맞은 기술이전·사업화 컨퍼런스는 과거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집단적 기억과 전략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