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 불안감이 고조된다. 일각에선 "유심 도용·복제를 막으려면 유심에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업계에선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자칫 휴대폰이 잠기는 불편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선 유심 비밀번호 설정을 권유하는 게시물이 잇따른다. 유심에 비밀번호를 걸면 외부의 해킹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통사 서버 내 유심 정보가 유출된 케이스의 해결책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유심 비밀번호 설정은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때 이를 습득한 사람이 기기 내 유심을 꺼내 복제하거나, 유심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며 "유심 내 고유정보가 해킹된 이번 사례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심 비밀번호를 3차례 이상 잘못 입력하면 휴대폰이 잠겨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 대리점에 방문해야만 휴대폰을 해제할 수 있다. 초기 비밀번호는 '0000'(숫자 '0' 4개)으로, 이를 입력한 후 자신만의 비밀번호로 바꿀 수 있는데 이를 모르고 처음부터 자주 쓰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다 휴대폰이 잠기는 사례가 빗발친다.
X(옛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는 "초기 비밀번호가 '0000'인걸 모르고 자주 쓰는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가 3회 이상 오입력으로 핸드폰이 벽돌이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 어제 하루에만 SKT 고객센터 및 대리점에 관련 문의가 20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이 잠긴 경우 이통사가 제공하는 개인잠금해제(PUK) 코드를 입력해야 해제할 수 있다. 다만 PUK 번호를 10회 틀린 경우는 유심을 아예 다시 구매해야한다.
SKT 관계자는 "타인이 고객 유심 정보를 복제·탈취해 다른 기기에서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으로도 우려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전 고객에 서비스 가입 권장 문자메시지(MMS)를 순차 발송하는 등 피해 예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