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급으로 승격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첫 국정감사에서 주요 현안을 놓고 전방위 질타를 받았다.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제4이동통신사 도입,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 화재대응, AI(인공지능) 안전대책, R&D(연구·개발)예산 삭감, 노벨과학상 도전전략까지 과기정통부의 책임과 역할이 집중 거론됐다.
1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평균 통신비가 5만6000원, 무제한 요금제는 8만원대 이상으로 10년 전보다 20% 인상됐다"며 "LTE(롱텀에볼루션·4G) 기반 5G(5세대 이동통신) NSA(비단독모드)를 쓰면서도 비싼 건 통신3사의 카르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가 주파수를 일률 배정하기보다 역량 있는 사업자가 원하는 대역을 선택해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기존 3사만으로 요금인하가 어렵다면 제4이통사 도입으로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 화재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복구현황 등 핵심자료가 부실하다"고 비판했고 배 부총리는 "과기정통부 소관 시스템 29개 중 현재 10개가 복구됐다"고 밝혔다. 류제명 2차관은 "부처별 차이가 있어 10월 말까지 백업계획과 소요예산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딥페이크(이미지·음성합성기술)와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AI 안전대책 요구도 이어졌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몇 분 만에 음성·영상을 조작할 수 있다. 방치하면 AI가 '디지털 괴벨스'가 된다"고 경고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배 부총리의 보고장면을 합성한 가짜영상을 공개하며 "특검 논란까지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 부총리는 "부총리급 승격 후 AI실과 안전전담조직을 신설해 안전과 신뢰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AI산업 진흥도 물거품"이라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지난해 과학기술 R&D예산 삭감 사태에 대해서는 "연구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특히 청년·신진 연구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연구에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하도록 법제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노벨과학상 부재에 대한 질타도 있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R&D예산은 세계 5위, GDP(국내총생산) 대비 2위인데도 노벨상 수상이 없다"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배 부총리는 "일본을 부러워하기보다 대한민국에 맞는 접근을 찾아야 한다"며 "기초과학에 지속 투자하고 AI 혁신을 결합해 노벨상에 도전할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KT 보안사고와 서버 무단폐기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과기정통부는 업무보고에서 "KT가 서버폐기 시점을 허위 제출했고 백업로그가 있음에도 9월18일까지 보고하지 않았다"며 "허위자료 제출 및 증거은닉 등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달 2일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보안매체 프랙은 북한 해커그룹 '김수키'가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정부기관 자료를 해킹했다고 전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해킹정황을 통보했으나 KT는 초기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KT는 8월에 문제 서버 8대를 순차적으로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 증거인멸 의혹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