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체 개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중국 첫 수출

박건희 기자
2025.10.23 10:43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

지르코늄-89 포장내부 납용기, 포장외장 용기, 방사성동위원소 용액 (왼쪽부터)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자체 개발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를 중국에 수출한다.

원자력연은 지르코늄-89를 중국 씨레이 세라퓨틱스에 수출했다고 23일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태국에 이은 네 번째 수출 성과다.

지르코늄-89는 약물의 위치를 실시간 영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다. 암세포만 정확히 찾아 결합하는 종양 특이적 항체단백질 신약을 개발하는 데 유용한 물질이다. 주로 대형병원의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에 쓰이며 종양의 진단과 치료 모니터링, 면역치료제 검증, 나노바이오소재 평가 등 다양한 의학 연구에서 활용된다.

원자력연은 2018년 지르코늄-89 생산 기술을 국산화했다. 이번에 수출할 지르코늄-89는 첨단방사선연구소 'RFT-30 사이클로트론'에서 이트륨-89에 양성자를 충돌시켜 생산했다. 분리정제를 거쳐 0.3mL(밀리리터)의 주사액 형태로 공급한다. 일반 일회용 인공눈물보다 적은 양이지만 약 600만원에 달하는 고순도·고부가가치 정밀 의약 원료라는 설명이다.

씨레이 세라퓨틱스는 방사성의약품 공정개발부터 전임상 평가, 임상 및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전문기업이다. 중국 내 물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원자력연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르코늄-89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생산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 자동으로 운전을 정지하는 인터락 기능을 추가하고, 새 알고리즘을 적용해 99.99%의 고순도 지르코늄-89 제품을 생산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지르코늄-89의 수요가 국제적으로 증가하면서 연구원이 개발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스템의 수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중국 수출로 연구원의 방사성동위원소 기술의 아시아 허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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