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션만 쳐도 연구 공간 인정" R&D 힘 받나…기업부설연구소법 본격 시행

이찬종 기자
2026.02.01 12:00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6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사진=뉴스1

LG AI연구소장을 지낸 기업가 출신 장관을 맞이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간 연구·개발(R&D)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기업부설연구소에 관한 법령을 개선했다. 기업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되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업부설연구소등의 연구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기업부설연구소법)을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월31일 제정·공표된 후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이 마련되면서 본격 시행에 나선 것. 종전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체계에서 운영되던 기업부설연구소 ·연구개발전담부서 제도를 독립된 법률 체계로 분리·정비한 법령이다.

새 법령은 연구 공간·인력·조직 운영 관련 제도를 유연화하고 보완 기간을 연장하고 겸임을 허용하는 등 기업의 자율 경영을 보장한다. 반면 △현장 조사를 통한 인정취소 제도 도입 △사칭 등 부정행위 금지·과태료 기준 명확화 등 사후관리 방안을 강화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우선 고정 벽체로 사방이 둘러싸인 독립적인 연구 공간을 두도록 하던 기존 법령과 달리 파티션(이동 벽체)으로 구획된 공간도 연구 공간으로 허용한다. 기업 규모·유형별로 2~10명 이상 갖춰야 하는 연구전담요원에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 중인 석사과정자'를 포함해 우수 연구인력을 조기 확보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기존에는 1개만 허용되던 부소재지를 복수로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관리직원에 한해 타 업무 겸임을 허용해 인력 운영 부담을 완화했다. 기존 1개월이었던 보완 기간은 기업이 요청하는 경우 최대 2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인정기준에 미달돼 보완 명령을 받은 기업은 이 기간 내 보완하지 못하면 인정이 취소될 수 있는 만큼 숨통이 트인 셈이다.

대신 기업부설연구소·연구개발전담부서가 직권취소 처분을 받은 경우 이를 자진 취소로 대체할 수 없도록 했다. 인정취소 절차의 엄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또 과기정통부 장관이 인정기준 유지 여부·변경 신고 사항 확인 등을 위해 현장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현장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하는 경우를 인정취소 사유로 규정했다. 부실 연구소를 가려내고 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새 법령은 부정행위·사칭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 부과 기준을 구체화했다. 과기정통부는 제도 시행 초기의 현장 안착과 기업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3년간 계도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기업 R&D 투자는 2024년 12월 기준 106조7000억원으로 전체 국가 R&D의 81.5%를 차지하는 핵심 동력이다. 기업 연구원 수는 44만7000명으로 전체 연구원의 72.7%를 차지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3만9486개의 기업부설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연구개발전담부서(3만2738개)를 포함하면 총 7만2224개에 달한다.

기업부설연구소 제도는 1981년 53개의 기업부설연구소를 최초로 인정하고 기술·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연구요원 병역특례 등 지원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치한 기업은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연구인력 연구활동비 소득비 세액공제 취득세·등록세 감면 등 조세지원 대상이 된다. R&D 지원사업 신청자격을 획득하고 평가시 가점이 부여되는 등 장점도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업부설연구소는 국가성장과 기업 경쟁력을 견인하는 국가 연구·개발의 핵심 주체"라며 "동 법률 제정·시행을 계기로 기업연구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연구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