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K-콘텐츠 강국 ' 공약 현실화 시급…"1조 이상 규모 재원 필요"

이찬종 기자
2026.02.25 14:00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미디어 콘텐츠의 국가전략 산업화: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찬종 기자

"K-콘텐츠를 국가 전략으로 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조직과 재원입니다. 트롤 타워가 될 정부 조직과 총 1조~2조원 규모의 재원이 구성돼야 합니다."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미디어 콘텐츠의 국가전략 산업화: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 미디어 산업이 국가전략산업 수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글로벌 미디어 강국 토대를 만들기 위해 미디어·콘텐츠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재정·세제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문제는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되지 않는 등 진척이 느리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정부도 2020년 이후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제6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 등 진흥 정책 도입을 시도했으나 실제 집행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대부분 파편화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미디어 정책을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교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유료방송을 중심으로 방송 진행 정책 기능을 통합했으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스트리밍 미디어 관련 기능은 여전히 세 부처로 분산돼있다"며 "'문화강국 실현을 위한 K-미디어 국가전략위원회'(가칭)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K-미디어 콘텐츠의 국가전략 산업화: 방향과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오른쪽부터)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교수,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김세원 한국방국채널진흥협회 정책실장./사진=이찬종 기자

신속한 실무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위원회는 일반적으로 법률 제정 후 만들어지는 만큼 올해 관계부처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 진흥을 위한 재원도 요구했다. 이 교수는 "1조~2조원 규모 재원을 조성하고 지속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정부 재원, 금융기관 자금, 민간 투자 등을 혼합해 펀드를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정책실장은 "이 교수의 재원 조성안에 이견이 없다"면서도 "콘텐츠 산업이 투자 재원을 원활히 확보하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세액 공제율 상향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투자 유치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캐시 리베이트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국내 투자를 유인한 뒤 배분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캐시 리베이트는 국내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면 제작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김유정 MBC 전문연구위원도 "해외 자본 투자를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교수는 투자가 제작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로 제작비가 급증했는데 이번으로 미디어 산업은 세 번째 위기를 맞은 셈"이라며 "'겨울연가' 흥행 후 일본 투자가 급증했을 때가 첫 번째고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 자금이 유입된 것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OTT에 비해 과도한 규제가 적용된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김 정책실장은 "넷플릭스는 '흑백요리사'에서 편의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트를 구성했는데 국내 방송사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PPL(간접광고) 노출 크기·시간 등 OTT는 적용받지 않는 규제에 가로막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