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덜 들고, 흥행은 보장..."요즘도 하이킥 봐요" OTT '레트로 열풍'

김소연 기자
2026.03.12 10:48
예능 '지구오락실' 화면 캡처/사진=TVN

#2004년 KBS 드라마인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지난해 역주행했다. 화제의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출연자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 등이 몰입해 '미안하다, 사랑한다(이하 미사)'를 시청하고 '미사폐인'이 됐다고 언급하면서 젠지 세대들에게 다시보기 열풍이 분 것이다. CJ ENM의 OTT(동영상서비스)인 티빙은 발빠르게 KBS와 계약, 지락실 시청자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미사를 연달아 시청할 수 있도록 연계해 호응을 얻었다.

10여 년 전 인기 드라마와 예능이 여전히 인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과거 방송 콘텐츠를 찾아보는 이른바 '레트로 콘텐츠'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OTT도 관련 콘텐츠 확보 경쟁에 나섰다.

12일 국내 토종 OTT인 티빙은 이달부터 MBC와 콘텐츠 협업을 맺고 MBC의 익숙한 명작을 티빙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2007년 드라마 '궁'과 2009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시리즈다. 당시 풋풋했던 배우들의 모습을 볼수 있는데다, 재미있는 모습이 많아 SNS(소셜미디어)에서 활발하게 '밈'이 형성되는 드라마라는 게 특징이다.

티빙이 새롭게 OTT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궁과 하이킥/사진=티빙

티빙은 앞으로 MBC 외에 tvN, Jtbc, KBS의 명작 콘텐츠 역시 지속 수급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도 SBS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지난해 초부터 명작 콘텐츠를 지속 공급중이다. 2000년 시트콤인 순풍산부인과를 비롯해 1995년작인 모래시계, 1999년작인 청춘의덫 등을 투입했다. 앞서 웨이브도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비롯해 '내 사랑 김삼순' 등 10여년 이상된 명작 K콘텐츠를 재방영해 인기를 얻었다.

OTT들이 과거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용 대비 효율 때문이다. 새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수십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필요하지만, 이미 제작된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미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성 측면도 보장받을 수 있다.

시청자 확보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특히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젠지 세대에겐 새로운 감성을, 3040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켜 시청자 모두에게 고루 만족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넷플릭스에 방영 중인 2000년대 초반 콘텐츠들/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특히 유튜브에서 숏폼 형태로 인기를 끈 과거 드라마나 예능들이 OTT로 넘어와 다시보기 콘텐츠로 인기몰이를 하고, 여기서 생성된 '밈'이 인스타그램 등 SNS로 넘어가서 다시 OTT 드라마로 유입이 되는 선순환이 펼쳐지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독점 신작은 신규 구독자를 늘리고 점유율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고, 레트로 콘텐츠들은 리텐션(재구독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짤'로 많이 접했던 야인시대를 풀영상으로 보면서 새롭게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레트로 콘텐츠 인기 트렌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특히 OTT를 하나의 플랫폼처럼 여기는 소비자를 겨냥해 모든 OTT들이 다양한 부문의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서다.

티빙 관계자는 "OTT 앱도 콘텐츠계의 슈퍼앱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내가 자주 이용하는 OTT에서 최신작도 보고 싶고, 이전 드라마나 예능도 보려는 소비자들이 늘다보니 수급작(기존 출시된 콘텐츠)을 많이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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