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한줄로 곡 창작해 수익화…국내 가이드라인은 안갯속

유효송 기자
2026.04.02 16:19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회사에서 몰래 인공지능(AI)으로 노래를 만들어 1억원을 벌었다. AI 음원을 SNS에 올려 매달 수백만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텍스트 몇 줄 입력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곡을 만들어내는 AI 작곡 서비스를 활용해 수익을 낸다는 사례가 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음악을 창작할 수 있게됐지만, 저품질 콘텐츠인 '슬롭(Slop)'이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플랫폼 신뢰도를 떨어뜨리거나 기존 노래를 학습하는 저작권 권리 침해 문제 등 문제점도 적잖다.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AI 관련 대응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2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악플랫폼에서 현재 AI 음악은 공식적으로 유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멜론(Melon) 등 국내 플랫폼은 유통사를 거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저작권을 등록한 정식 음원을 중심으로 서비스하는데, 음저협이 AI를 사용한 음악은 등록을 유보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음원 플랫폼과 유통사들이 창작자의 AI 사용 여부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지난달 24일 감사원이 발표한 '인공지능 대비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2024년 200곡 이상을 신규 위탁한 81명 중 음원사이트를 통해 사용료를 받는 29명의 음악을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이 2024년 한 해 등록한 곡의 60%가 AI를 활용해 작곡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T지니뮤직의 경우 음원권리자가 직접 AI표기를 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뼈대가 될 법적 규제의 모호성을 지적한다. 지난 1월 22일 AI 기본법(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AI 생성물에 워터마크 등을 표시할 법적 의무가 생겼지만, 과태료 부과 등이 최소 1년간 유예된 가운데 뚜렷한 지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창작자의 양심에 따라 자진 신고를 하는 것 외에 AI 활용 여부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국내 업체들에게만 AI 표기를 의무화할 시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현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활용을 직접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되 제재 방안을 마련 중이다. 스포티파이 코리아 관계자는 "(AI 창작 등)아티스트가 창작 과정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통제하지 않으며 어떤 방식이든 창작자가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된다고 믿는다"면서도 "새로 등장하는 기술과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신 AI 사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 중이다. 유튜브와 스포티파이는 AI로 만든 스팸성 트랙을 삭제하고, 이에 더해 프랑스 플랫폼인 디저는 AI 생성 트랙을 식별하고 알고리즘 추천에서 배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디저는 지난 1월 기준 음악 스트리밍의 최대 85%를 부정 스트리밍으로 감지해 수익 창출을 중단하고 저작권료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KT지니뮤직 관계자는 "현재 유통사를 통해 발매되는 음원의 서비스에 별도 제한이 없지만 AI로 생성된 음원은 음원 권리사에게 직접 표기하도록 권장한다"며 "등록된 음원들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향후 AI기본법의 구체적인 가이드에 따라 필요한 사항은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현재 법 적용 유예 기간이라 내부에서도 지켜보며 세부적인 실무 가이드라인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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