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쓰던 '메타렌즈', 대량생산 열렸다…'카툭튀' 사라지나

윤지혜 기자
2026.04.16 00:00

국내 연구팀 '메타렌즈 대량생산' 난제 해결
'롤투롤 나노 인쇄' 공정 기술 개발…네이처 게재

롤투롤 나노임프린팅 기반 메타렌즈 대량 생산 공정./사진=과기정통부

국내 연구진이 '메타렌즈'를 초고속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메타렌즈란 기존 카메라 렌즈보다 수백 배 얇으면서도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해 스마트폰 카메라, AR·VR(증강·가상현실) 기기, 초정밀 의료 영상 장비, 우주 광학 시스템 등 첨단 산업의 활용도가 높다. 특히 카툭튀(스마트폰 카메라가 돌출된 모습) 해결, 가벼운 안경 형태의 AR 글래스 구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성균관대 선도연구센터 조규진・김인기 교수 연구팀과 포항공대 노준석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 영역에서 동작하는 메타렌즈를 초당 300개 이상의 속도로 생산할 수 있는 '롤투롤 나노 인쇄(Roll-to-Roll Nanoimprint)' 공정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메타렌즈는 빛의 위상, 진폭 및 편광 등을 나노미터(nm) 수준에서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광학소자다. 기존의 굴절 렌즈와 달리 표면이 평평한 평면렌즈 형태이면서도 두께는 수백 배 이상 얇아 △초박형 설계 △정밀한 빛 제어가 동시에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제작하려면 복잡하면서도 고비용이 드는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야 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성균관대 선도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롤투롤 인쇄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해 유연한 기판 위에서 나노 구조체를 연속적으로 찍어낼 수 있는 롤투롤 나노 인쇄 공정을 독자 개발했다. 기존에는 딱딱한 니켈 금형을 사용해 메타렌즈를 하나씩 제작했으나, 연구팀은 12인치 면적의 원통형 롤러를 회전시켜 마치 신문을 찍듯 렌즈를 연속 인쇄하는 공정을 구현했다. 200m 길이의 연속 공정에서도 첫번째와 마지막 제작 렌즈의 성능 편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초당 300개의 메타렌즈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방식보다 약 100배 이상 빠른 속도다. 세계 광학계가 해결하지 못한 메타렌즈 대량생산 난제를 국내 연구진이 독자 기술로 해결한 것이다.

연구진은 "고비용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라 여겨졌던 메타렌즈를 실제 산업 현장 수준에서 초당 300개 이상 대량 생산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며 "소자 설계부터 대량 고속 제조 공정까지 우리 연구진의 기술력이 세계에 인정받은 만큼, 차세대 광학 산업 전반의 상용화는 물론, 성균관대 선도연구센터가 추진하는 R2R 인쇄 파운드리 플랫폼 구현에도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지원 사업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사업 지원 성과이기도 하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번 성과는 우수한 연구 역량이 하나로 결집하고, 정부와 민간의 지원이 뒷받침돼 일궈낸 값진 결실"이라며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 조성과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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