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24시간 거래하고 대출까지"…한컴위드, 실물자산 토큰화 생태계 띄운다

김평화 기자
2026.05.05 07:00

[인터뷰]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사진제공=한컴위드

한컴위드가 금을 기반으로 한 실물자산(RWA) 토큰화 생태계를 새 성장축으로 키운다. 단순히 금을 디지털 토큰으로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금 토큰을 담보 대출, 렌딩, 온체인 운용까지 가능한 금융 인프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디지털금융은 한컴위드가 가장 우선순위로 보는 신사업"이라며 "금은 보관만 하던 자산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에 의해 금융상품화될 수 있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한컴위드는 앞서 금 토큰 생태계 핵심 브랜드로 '온토리움'과 '아쿠아'를 공개했다. 온토리움은 금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발행 시스템, 아쿠아는 발행된 토큰을 활용하는 서비스 인프라다.

보관하던 금을 '굴리는 자산'으로

금 토큰의 핵심은 활용성이다. 기존 실물 금 투자는 보관하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골드바를 사려면 큰돈이 필요하다. 부가세와 매매 가격 차이도 부담이다. 송 대표는 기존 실물 금 투자에 대해 "효율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반면 금 토큰은 소액 거래와 24시간 유동화가 가능하다. 실물 금을 보관하고 이에 대응하는 토큰을 발행하면, 투자자는 금을 잘게 쪼개 보유할 수 있다. 필요하면 상환 절차를 통해 토큰을 소각하고 실물 또는 가치로 돌려받을 수 있다.

한컴위드는 금 토큰을 단순 보유 자산이 아니라 금융상품화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 계획이다. 송 대표는 이를 '프로그래머블 골드'라고 표현했다. 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렌딩에 활용하거나, 온체인 운용 상품에 넣어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금 자체도 담보 대출, 포지션, 레버리지 등 금융상품화가 가능해진다"며 "금값 상승에 따른 이득뿐 아니라 자산을 묶어두지 않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더골드와 다른 점은 '발행 이후'

송 대표는 기존 금 기반 토큰과 한컴위드 모델의 차이도 강조했다. 대표적인 금 기반 토큰인 테더골드가 발행과 유통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컴위드는 발행 이후 활용 인프라까지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한컴위드의 사업모델은 금 토큰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아쿠아 플랫폼을 통해 대출, 렌딩, 운용 상품으로 연결한다. 송 대표는 "발행만으로도 사업모델이 되지만, 한컴위드는 아쿠아 플랫폼을 통해 추가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금 토큰을 거래 상품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로 보겠다는 것이다. 한컴위드는 향후 금을 시작으로 은, 부동산, 채권, 미국채, 기업채 등 다른 실물자산으로 토큰화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사진제공=한컴위드
'볼트'로 수익화 모델 확장

한컴위드가 검토하는 또 다른 축은 '볼트'다. 볼트는 블록체인상 자산을 예치하고, 온체인에서 자산 배분이나 렌딩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금 토큰을 맡기고 운용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안정형, 공격형 등 투자 성향에 따른 상품 구성이 가능하다.

송 대표는 "금을 굴려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고객에게는 수익을 돌려주고, 회사는 안정적으로 중간 역할을 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컴위드는 디지털금융 사업의 기술적 기반과 운용 구조를 내부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송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에서 겉으로 보이는 서비스보다 스마트컨트랙트 설계와 자산 운용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스마트컨트랙트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돈을 어떻게 버느냐와 연결된다"고 했다.

홍콩·두바이서 먼저 사업화

한컴위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디지털금융 사업을 본격화한다. 주요 거점은 홍콩과 두바이다. 홍콩은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가 비교적 명확하다. 두바이는 금 유통량이 큰 시장이다. 아부다비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송 대표는 "국내는 아직 회색지대"라며 "특금법 외에는 명확한 제도 기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두바이, 아부다비는 규제 수준이 명확하고 사업자 지정 구조도 있다"며 "국내 제도권이 생기기 전까지는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제도가 생기면 국내에 진입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서비스는 준비를 마쳤지만 시점을 조율 중이다. 이르면 상반기 중 가능하지만 법적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송 대표는 "국내 서비스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방선거 이후 제도화 논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도 접점을 넓히고 있다. 송 대표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아비트럼 네트워크 전략책임자와 만났다. 아비트럼은 글로벌 RWA 프로젝트들이 활용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중 하나다. 송 대표는 "로빈후드와 블랙록도 아비트럼을 쓴다"며 "네트워크 차원에서도 한컴위드의 RWA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이후 금융 변화 주목

송 대표는 금 토큰 사업을 더 큰 디지털금융 전환의 출발점으로 본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되면 결제와 금융 구조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만들어지는 순간 가상자산이자 원화 역할을 하게 된다"며 "기존 결제가 원화 스테이블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기득권이 리스크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파이도 기존 금융권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봤다. 블록체인 기반 자동화 금융은 지점, 중개기관, 수수료 구조를 줄일 수 있다. 송 대표는 "인터넷은행이 지점이 없어 수수료를 줄인 것처럼, 디파이는 기존 금융보다 더 낮은 비용 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이미 RWA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블랙록, 골드만삭스, JP모건, 페이팔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움직이는 만큼 국내도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송 대표는 "글로벌 시장은 벌써 크게 움직이고 있다"며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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