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IP' 보유한 게임사…1분기 실적 레벨도 상승

김평화 기자, 이정현 기자
2026.05.11 14:00

국내 게임업계의 실적 온도차가 갈수록 커진다. 크래프톤·넥슨 등이 장수 IP 운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일부 게임사는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받고 경영진은 무보수를 결의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 게임사들의 현황을 묶어본다.


게임사 실적 양극화 심화…'검증된 IP'가 통했다

국내 게임업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크래프톤·넥슨은 장수 IP 운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쌓았고, 펄어비스는 신작 하나로 판세를 뒤집었다. 엔씨(NC)는 신작과 기존 IP(지식재산권)를 동시에 가동해 반등을 노린다. 시장에서 검증된 IP를 보유한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1분기에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은 1조3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9% 증가, 영업이익은 5616억원으로 22.8% 증가했다. PUBG(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 매출만으로 분기 1조원을 넘어섰다. 9주년 애스턴마틴 컬래버레이션이 PC 부문 성장을 견인했다. 신작 없이도 기존 IP에 이벤트와 콜라보를 붙이는 운영 모델만으로 이룬 성과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오는 6월 14일까지 넥슨의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와의 컬래버로 봄 시즌 축제 '메이플스토리 인 롯데월드'를 진행한다. 오프라인 테마파크에 메이플스토리 IP를 접목한 것은 최초로, 게임의 세계관을 현실 공간에 구현해 기존 유저와 가족 단위 방문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사진제공=롯데월드 어드벤처, 뉴시스

넥슨은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약 1조4000억원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4조507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분기 1조원대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 등 출시 10년이 넘은 장수 IP가 버팀목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3월 출시한 '붉은사막'이 26일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장을 돌파했다. 그 결과 1분기 매출 3000억원대, 영업이익 1000억원대가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72%, 영업이익 2859% 수준의 어닝 서프라이즈다. 전작 '검은사막' IP의 영향력을 계승한 효과로 풀이된다.

오는 13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엔씨의 1분기 예상 매출은 5181억원(전년 동기 대비 +43.8%), 영업이익은 930억원(전년 동기 대비 +1681%)이다. '아이온2'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월 출시한 '리니지 클래식'도 3주 만에 결제액 500억원을 넘어서며 기대를 키웠다. 기존 리니지 IP를 클래식으로 재소환하고, 아이온 IP로 신작을 내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가동한 결과다. 일부 증권사는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거론한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펍지 성수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7주년 팝업스토어를 찾은 게이머 등 시민들이 행사장에 마련된 각종 체험을 하고 있다. 2025.5.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넷마블은 1분기 매출 6517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6.8% 증가했다. 매출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8%정도 웃돌았다. 다만 주요 신작이 분기 말에 몰리면서 온기 반영이 되지 못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3%, 52.1% 감소했다. 하반기 7종의 신작 출시가 반등의 열쇠지만, 글로벌 IP 기반 신작들이 실질적인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게임사들의 공통점도 뚜렷하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967억원에 영업손실 158억원이 예상된다. 웹젠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감소할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마땅한 흥행 IP 없이 기존 서비스 매출이 꺾이는 구조적 부진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넥슨은 운영으로, 펄어비스는 신작으로 각각 성과를 냈다"며 "방식은 달랐지만 두 경우 모두 시장에서 통하는 IP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IP 경쟁력이 약한 회사는 운영을 잘해도, 신작을 내도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며 IP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크 레이더스 개발 썰 푼다…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참관객 모집

넥슨이 게임업계 최대 지식공유 행사인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의 오프라인 참관객을 모집한다고 11일 밝혔다.

넥슨은 '제19회 NDC'를 오는 6월16~18일 사흘간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 및 일대에서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게임 산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참관 신청은 NDC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달 19부터 21일까지 일자별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올해 NDC에서는 게임 기획부터 프로덕션·운영, 프로그래밍 등 게임 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총 51개 발표 세션이 운영된다. 넥슨컴퍼니 소속 개발사를 비롯해 크래프톤, 로블록스, NC AI, 구글 딥마인드, 스노우플레이크 등 국내외 주요 게임사 및 IT 회사 소속 임직원들이 연사로 참여한다. 이 중 글로벌 흥행작 '아크 레이더스'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3개 강연에 참여해 게임 내 적용된 AI·머신러닝 기술과 데이터, 아트 등 분야별 개발 경험을 공개한다.

특히 올해는 AI 분야 강연이 대폭 확대돼 인공지능을 게임 개발에 접목한 최신 사례와 실무 노하우, 경험담이 집중적으로 공유된다. 아울러 업계 전문가들이 주제별로 의견을 교류하는 대담 형식의 강연 8종이 마련돼 한층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전할 예정이다.

대표 대담 세션으로는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이경혁 게임제너레이션 편집장의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 △강덕원 넥슨 그룹장·임경영 크래프톤 VP·김상균 경희대 교수의 '넥슨과 크래프톤의 AX 여정' △김용하 넥슨게임즈 본부장·김지훈 프로젝트 문 대표·정우철 디스이즈게임 편집장의 '내가 플레이하고 싶었던 게임을 만든다' 등이 예정돼 있다. 이 외에도 데이터, 사운드, 게임 사업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패널 토론이 진행된다.

행사 기간 강연 외에도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먼저 넥슨 사옥에서 아트 전시회를 열고 150점 이상의 2D·3D 게임 아트웍과 게임 사운드를 선보이며 누구든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야외 이벤트 존에서는 넥슨 대표 IP를 활용한 미니게임과 각종 체험 부스, 굿즈 증정 이벤트 등을 운영한다.

2007년 시작된 NDC는 올해 19회를 맞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 지식공유 콘퍼런스로 매년 게임 산업의 최신 트렌드와 기술 노하우를 폭넓게 다뤄왔다. 올해 NDC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오위즈, 1분기 영업이익 70억원…전년比 32%↓

네오위즈 올해 1분기 매출 1014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PC·콘솔 게임 부문 매출은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와 'P의 거짓: 서곡'의 초기 판매 효과가 제거되며 전 분기 대비로는 14% 감소했다. 그러나 'P의 거짓'이 3월 글로벌 할인 이벤트를 통해 안정적인 판매세를 이어갔고 '셰이프 오브 드림즈'는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 이후에도 꾸준한 흐름을 유지해 전년 동기 대비로는 성장했다.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은 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전 분기 대비 8% 증가하며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브라운더스트2'는 지난 4분기 2.5주년 이벤트 매출 일부가 1분기로 이연되며 성장에 기여했고 3월 1000일 기념 라이브 및 스페셜 스킨 이벤트 흥행으로 트래픽을 유지하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웹보드 게임은 2월 시행된 한도 상향 등 규제 완화 효과로 이용자당 평균 결제액이 반등했다.

기타 매출은 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네오위즈는 2분기에도 주요 IP의 이벤트와 팬덤 활동을 중심으로 성장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브라운더스트2'는 6월 3주년 업데이트와 함께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오프라인 팬 행사를 개최하며 팬덤 접점을 넓힌다. PC·콘솔 타이틀은 플랫폼별 봄 할인 이벤트에 참여해 신규 이용자 유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는 대형 IP 콜라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중국·일본 등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콜라보 팝업 스토어 등 팬덤 친화적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신작 프로젝트들도 본격 개발 단계에 진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P의 거짓 차기작'은 핵심 재미 요소 검증을 마치고 실제 플레이 경험과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에 진입했으며 '프로젝트 CF', '프로젝트 루비콘', '프로젝트 윈디'도 일정에 맞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모바일에서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8000만건을 돌파한 '고양이와 스프' IP의 정식 후속작 '고양이와 스프 : 마법의 레시피'가 지난달 28일 글로벌 출시됐으며 '킹덤2'는 하반기 초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퍼블리싱 라인업으로는 하반기 '안녕서울: 이태원편'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해외 개발사 울프아이 스튜디오, 자카자네의 신작도 개발 중이다.


'생존 위한 뼈깎기' 데브시스터즈…대표는 무보수, 직원은 희망퇴직

데브시스터즈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및 견고한 재무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경영 쇄신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쇄신안은 콘텐츠 경쟁 심화에 따른 게임 시장 전반의 침체와 라이브 서비스 난도 상승, 신작 성과 부진 및 기존 매출 규모 축소 등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다. △수익성·성장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신기술 기반 고효율 업무 시스템 구축 △철저한 비용관리를 통한 재무 안정화 △조직 정예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 및 지속성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가장 먼저 경영진은 현 상황의 무게를 중대하게 인식하고 기업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경영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조길현 대표를 포함한 이지훈·김종흔 이사회 공동의장의 임금 전액에 대해 무보수 경영을 결정했다. 주요 임원진도 보수의 50%를 삭감한다. 또한 대표이사 직속의 '비용 관리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해 전사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집행 비용을 상시 점검하고 엄격하게 통제한다.

아울러 수익성과 성장성을 1순위에 두고 게임과 IP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검토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핵심 타이틀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전체 프로젝트별로 수익적 기준을 재정의하고 이에 맞춘 비용 및 운영 체계를 최적화하며 전사적 안정성과 효율성 확보에 주력한다. 회사의 핵심 자산인 쿠키런 IP의 확장은 핵심 게임 라인업과 실질적 성과가 있는 IP 사업에 투자를 집중한다. 신규 프로젝트 역시 엄격한 사업성 검증을 거쳐 선택과 집중 기반의 투자 및 성장 전략을 보강할 계획이다.

핵심 인재 중심의 초고효율 경량 조직으로의 체질 개선도 추진한다. IP 고유의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제외한 업무 전 영역에 AI 등 신기술을 전면 도입한다. 그간 내부 R&D(연구·개발)를 통해 일부 적용해 온 신기술 기반의 업무 인프라를 개발·비개발 전반으로 점진적 확대 정착시킬 예정이다.

조직 정예화 및 경량화도 병행한다. 필수 직무 외 신규 채용을 일시적으로 동결하고 충원 필요 조직 중심으로 내부 인력을 전환 배치하며 조직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인다. 전사 대상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이번 경영 쇄신을 통해 회사의 근간인 게임 개발과 운영 방식을 효율화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구조적 전환을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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