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쏟아지는 폐통신장비…정부, 희토류 회수 나선다

김소연 기자
2026.06.11 15:00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데이터센터(AIDC)와 5G·6G 통신망 확산으로 기지국과 서버 등 통신장비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가 폐통신장비에 포함된 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국내에서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통신망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장비를 '도시광산'으로 활용해 자원안보를 강화하고 탄소중립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폐통신장비 순환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기지국, 중계기, 서버 등 통신장비에서 나오는 폐자원에 포함된 희토류와 구리, 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국내에서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KC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폐통신장비는 약 1만3600톤 규모다. 이들 장비에는 구리, 네오디뮴, 팔라듐, 코발트, 탄탈럼 등 약 1800억원 상당의 핵심광물이 포함된 것으로 추산된다. 생활 폐가전보다 핵심광물 함량이 높아 자원적 가치도 큰 편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통신망 구축이 확대되면서 통신장비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폐통신장비 배출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폐통신장비가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핵심원자재법(CRMA)을 시행하고,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넷제로 2050' 목표를 추진하는 등 주요국 역시 통신장비 재활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폐통신장비가 재활용 업체를 통해 해체·선별된 뒤 재질별로 재활용돼 왔다. 다만 일부 핵심광물 함유 폐자원의 경우 해외로 유출되거나 최종 유통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워 국내 순환 이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와 통신업계는 폐통신장비 발생부터 처리,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순환이용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시범사업을 통해 폐통신장비 발생 현황과 처리 과정, 재활용 제품 유통 흐름 등을 조사한다. 이를 토대로 데이터 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폐통신장비 분류·처리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핵심광물 회수 기술 개발에도 착수한다. 과기정통부는 폐통신장비 내 핵심광물 분리 자동화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기후부는 해체·선별 시설 구축을 지원한다. 양 부처는 공동으로 폐통신장비 순환이용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AI와 통신망 발전으로 기지국과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폐통신장비 순환이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해 국내 순환이용 체계를 구축하고 자원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도 "폐통신장비는 핵심광물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도시광산"이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를 보완하고 국내 순환이용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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