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아가 뭔데" 추억·상징에도 가차 없는 넥슨…돈 안 되면 다 접는다

이정현 기자
2026.06.13 06:00
넥슨 판교사옥 전경

넥슨이 2001년 출시해 1980~1990년대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를 종료한다.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취임 이후 비용 효율화 기조가 강해지는 모습이다.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오는 8월13일 오전 9시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를 종료한다. 출시한 지 약 26년 만이다. 넥슨은 별다른 설명 없이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큰 아쉬움을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만 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넥슨의 대표 IP지만 최근 신규 유입자 감소와 매출 기여도 하락이 이어졌다.

게임 업계에서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 종료를 두고 지난 2월 취임한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의 실리 경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한다. 넥슨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왔으나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기 위해 수익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 종료는 한마디로 돈이 안 되는 서비스는 접는다는 것이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은 효율성을 강조한다. 그는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100명도 채 되지 않는 인력으로 '아크 레이더스'를 개발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넥슨의 경우 지난해 직원이 9834명으로 한 프로젝트당 통상 200~300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취임 이후 넥슨의 긴장감은 높아졌다. 넥슨의 여러 프로젝트를 검토한 그는 지난 3월31일 도쿄에서 열린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내년 매출 7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철저한 비용 검토와 함께 일부 프로젝트는 추가 투자를 받을 것이고 일부는 구조가 개편되고 일부는 취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권한을 텐센트로 완전히 이관했다. 던파 모바일은 넥슨의 대표 IP 중 하나로 글로벌에서 흥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은 이 게임의 중국 서비스 매출 하락세를 지적하며 아예 텐센트로 운영권을 넘겼다. 시너지가 적은 분야에 매달리지 말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넥슨은 지난 4월 '버블파이터'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고 신작 '프로젝트 EL' 개발도 중단했다. 던파 IP를 활용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진도 일부 전환 배치를 준비 중이다. 아직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이뤄지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프로젝트별 엄격한 평가가 이뤄지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넥슨의 상징적인 IP였는데 이마저도 가차 없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모습에서 변화가 느껴진다"며 "넥슨은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 긴 시간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이제 그런 상징성보다는 효율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게임사로 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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