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여름에 즐기는 주식 3가지가 뭘까요?"(법송스님)
"비트요", "당근과 감자, 콩 아닌가요?"(외국인 참가자들)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 6층. 현대백화점과 대전 영선사 주지스님인 법송스님이 함께한 사찰 음식 체험 수업에선 한국의 식재료를 두고 활발한 대화가 오갔다. 법송스님은 "제철 식재료로 자연과 한국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게 사찰음식"이라며 "하지를 전후한 한여름의 한국인 주식 중 하나인 감자로 감자 뭉생이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업의 주인공 감자 뭉생이는 감자를 으깨 강낭콩과 반죽한 뒤 떡처럼 빚어 쪄먹는 음식이다. 법송스님은 한국어로 감자 뭉생이를 만드는 방법을 시연했고 영어 동시통역이 이뤄졌다. 외국인 참가자 4명은 설명에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감자를 강판에 갈아 수분을 제거하고 콩을 넣고 각기 다른 모양의 뭉생이를 만들었다.
이어진 시식 시간, 싱가포르 여성 린신이씨는 직접 빚은 감자 뭉생이를 들어 보이며 웃었다. 그는 스님 시연부터 요리, 시식에 이르는 과정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수업을 신청했다는 그는 "한국에 쉬러 자주 오는데 템플스테이 문화를 좋아한다"며 "멀리 있는 절에 가지 않아도 여기서 사찰음식을 체험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한국 사찰음식의 철학과 조리법을 배우며 요리했다. 법송스님은 "사찰음식은 고기와 생선, 계란, 파·마늘·달래·부추·양파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자연이 주는 재료 본연의 맛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감자 뭉생이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조미료는 들어가지 않았고 시식할 때도 젓갈을 쓰지 않은 김치, 곤두부 양념 등을 곁들였다.

인도에서 온 30대 여성 관광객은 "원래 한국 음식 중에선 매운 음식이나 전통 식재료 시래기를 좋아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며 "과거에서 현재까지 개발이 빠르고 음식과 옷이 다양해서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감자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계절에 맞는 한국 음식을 알게 돼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감자 뭉생이를 맛보기 전 불교의 식사 의식인 발우공양에 따라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마음 속의 탐욕을 없애기 위해 먹는다' 등의 문구를 읽었다. 이렇듯 사찰음식은 최근 세계 미식 시장의 트렌드 몸과 마음의 균형 있는 건강을 추구하는 '웰니스'를 충족하며 차세대 K푸드로 떠오른 모습이었다. 실제 지난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하는 등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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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송스님은 "한국의 사찰음식이 세계로 많이 퍼졌다고 느껴진다"며 "유럽 사람들은 비건 문화도 한국보다 많이 확산해 있어서 고기를 먹지 않는 사찰음식의 제약에도 많이 궁금해하고 찾으러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과거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한국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한국 화장품과 의류 추천, 백화점 연계 도심 관광 프로그램 등을 도입했고 전통문화 체험 등 문화를 즐기는 콘텐츠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