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 곧 자원, 전략연구사업 속도"

박건희 기자
2026.06.22 04:00

[인터뷰]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
희토류 가공 K플랜트·AI지하수 인터랙티브맵 추진
"개별 기업이 하기 어려운 고난도 평가·기술 적극 발굴"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인터뷰 /사진=대전=이기범 기자 leekb@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자원연) 곳곳에 아직 발굴되지 않은 보석 같은 연구성과가 많습니다. 기술사업화 성공률을 2020년 대비 200% 높이는 것이 남은 2년의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입니다."

권이균 지질자원연 원장(사진)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지질자원연의 기술사업화 수준은 상위권이 아니었다. 우선 안정적인 30억원대로 높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질자원연이 지난해 기술사업화를 통해 거둬들인 기술료는 26억원을 웃돈다. 직전 3년(2022~2024년) 평균 16억원대에서 이미 60% 높였다. 다만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중 최상위권 연구원의 경우 한 해 수백억 원에 이르는 기술료를 창출한다.

연구원은 기업과 연구자를 연결하기 위해 기술설명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기술이 저평가받지 않도록 전문가가 거래를 중개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1948년 중앙지질광물연구소로 출발한 지질자원연은 △국내외 육상·해저 지질조사 △지하자원 탐사·개발·활용 △지질재해 및 지구환경변화 대응을 위한 R&D(연구·개발)를 도맡은 국가연구기관이다.

권 원장은 지난해 5월 제22대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PBS(연구과제중심제도) 단계적 폐지라는 변화와 맞닥뜨렸다. 정부는 출연연의 수탁과제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국가적 임무 중심의 대형 R&D인 전략연구사업을 기획하도록 했다. 권 원장은 즉시 TF(태스크포스) 조직을 꾸리고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젊은 연구자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그 결과 첫 전략연구사업으로 △AI(인공지능)형 지하수 인터랙티브맵 개발 △복합 재난안전망 혁신전략 개발 △희토류 가공 K플랜트 핵심장비 개발사업이 선정됐다. AI를 기반으로 지하수 개발유망지를 찾고 전국토의 지진단층과 지반함몰 등을 분석해 지진, 싱크홀 등 각종 재해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희토류 가공 K플랜트는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실증플랜트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한국 핵심산업의 원재료인 희토류를 국내 기술을 통해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다.

자원확보 기술은 광물자원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 민감한 분야다. 권 원장은 "희토류를 높은 순도로 추출하는 공정은 중국의 기술력이 압도적이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했다. 같은 순도의 희토류를 뽑아내기 위해 한국이 분리프로세스를 400회 거친다면 중국은 100회 내에 해낸다. 공정이 짧은 만큼 중국산 희토류는 가격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

권 원장은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친환경 공정확보는 물론 중국의 효율성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최소한 3~5년간 중국 이상의 투자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했다. 친환경 기술만 확보하면 중국의 희토류 생산력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장밋빛 미래'라는 진단이다.

그럼에도 지질자원연이 희토류 가공 K플랜트를 전략사업으로 내세운 것은 자원은 많지만 기술이 없는 나라와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여서다.

권 원장은 "해외 광산에 우리 기업이 진출해 채굴권 등을 우선 확보하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며 "기업이 스스로 투자하기 어려운 고난도 자원평가·가공기술을 국내 기업에 제공하는 게 연구원의 역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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