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경제학회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6 기술경영경제학회 하계학술대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9일 밝혔다.
'에이전틱 AI와 혁신생태계: 제조에서 서비스까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는 산·학·연·정 전문가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약 40개 학술세션과 100여 편의 연구성과가 발표됐으며, AI 시대 국가 혁신전략과 기술경영의 미래를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학회는 이번 대회가 제조와 서비스를 함께 조명한 배경으로 한국 경제의 산업구조를 꼽았다. 미국과 영국은 서비스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80%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서비스업 비중이 약 60%, 제조업 비중이 약 26~27%에 달하는 세계적으로 드문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이 국가 성장과 수출을 견인하는 동시에 AI 기반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제조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혁신생태계 구축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첫날 기조강연에서는 조규진 서울대 교수가 '물질형(Physical) AI의 미래'를 주제로 로봇과 AI가 결합하는 차세대 산업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생성형 AI를 넘어 AI가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하면서 제조현장의 자율화와 지능화가 가속화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생산성 향상을 넘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천영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원장은 AI 시대 시험·인증 체계와 품질 인프라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산업혁신의 속도에 걸맞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검증체계 구축과 혁신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둘째 날 기조강연에서는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이 AI 시대 국가 혁신생태계와 연구개발(R&D) 시스템의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윤 원장은 기술 중심의 R&D를 넘어 데이터, AI, 인재, 제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혁신 플랫폼 구축과 국가 연구개발 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민철 AITStory·EDGC 대표는 AI 기반 항노화 바이오 혁신 사례를, 노범준 LG 상무는 AI를 활용한 스마트홈과 산업 현장의 고객 경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제조와 서비스가 융합되는 AI 혁신의 방향성을 공유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핵심 프로그램인 '기술경영의 혁신과 미래 전략 미래토론회'에서는 AI 대전환 시대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혁신 전략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에이전틱 AI가 연구개발과 산업혁신의 새로운 행위자로 등장하면서 기술경영의 패러다임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개별 AI 기술 확보를 넘어 제조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산업생태계, 신뢰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데이터 기반 연구개발 체계, 산·학·연·정 협력을 기반으로 한 개방형 혁신 플랫폼 구축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AI 시대 기술경영(MOT)은 기술을 관리하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기술·산업·정책·인재를 연결하는 국가 혁신 설계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하며, 제조 강국인 대한민국이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혁신과 서비스혁신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토론에서는 제조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AI 혁신생태계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이를 기획하고 실행할 기술경영 미래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AI 기술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산업 현장과 연구개발, 정책, 데이터 거버넌스를 아우를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국가 혁신역량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1992년 창립된 기술경영경제학회는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았다. 안준모 기술경영경제학회장은 "AI는 이제 산업과 사회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라며 "기술경영경제학회는 제조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혁신생태계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전략과 국가 R&D 비전을 제시하는 대표 학술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