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도시'라는 별명 답지 않게 화창했던 22일 오후 1시10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 앞에는 줄을 길게 늘어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14년 만에 영국을 찾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26' 행사에 참석하려는 인파였다.
입구에 위치한 포토월 행사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인플루언서들과 줄지어 보안 검사를 통과하려는 이들이 이번 갤럭시Z폴드8 시리즈에 쏟아진 관심을 증명하는 듯 했다. 행사 시작은 오후 2시인데, 1시간 전부터 입구는 물론, 내부까지 인파로 꽉 들어차 자리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심장이 쿵쿵대는 비트의 음악과 함께 보랏빛 조명이 가득 메웠다. 이번에 공개할 갤럭시 Z폴드8 시리즈의 대표 컬러, 바이올렛을 상징하는 조명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방문한 팁스터, 유튜버, 인플루언서, 취재진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각자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NEW HOPE UNFOLD(접히지 않는 새로운 희망)'. 정면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J-HOPE)이 벽에 걸린 길쭉한 포스터를 찢어내 4대3의 황금비율로 만드는 Z폴드8 캠페인이 반복 상영되고 있었다. 달고나에서 4대3 비율의 직사각형을 뽑아내는 영상, 티켓을 뜯어내 4대3비율로 만드는 언팩 초대장도 함께였다.
마침내 오후 2시 정각, 정면 스크린에 'TM ROH' 자막이 뜨며 삼성전자 대표이사 노태문 DX부문 사장이 등장하자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환호성 때문에 이어가려던 말을 멈출 정도였다.
노 사장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끊임없이 다음 시대를 만들어가는 도시, 런던의 정신은 삼성에게도 익숙하다"면서 "삼성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기존의 관습에 도전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십억명의 일상을 위한 경험으로 만들면서 사람들의 삶을 더 간편하고 긴밀하게 만들어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AI가 우리 일상의 '인프라'가 되는 시대를 맞아 올해 안에 8억대 이상의 기기에 갤럭시 AI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AI 경험은 늘 곁에 있으면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스마트폰으로 시작된다"면서 "이 점이 모바일을 에이전틱 AI를 구현하는 최적의 기반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연결된 갤럭시 생태계를 통해 AI 경험은 스마트폰에서 손목 위의 웨어러블 기기, 거실의 TV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AI 글라스가 더해지면 화면을 넘어선 영역으로 경험이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그는 "폴더블 시장 리더로서 사용자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더 얇고, 더 가볍고, 더 견고하며, 더욱 몰입감 높은 폴더블을 만들었다"면서 폴더블폰 신제품 Z폴드8 시리즈 3종을 소개했다.
유명 팁스터와 샤넬 마케터 등도 차례로 무대에 올라 이번 신제품의 새로운 성능과 가격, 프로모션 등에 대해 소개했다. 영국에서는 이날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현장에서는 스파이더맨이 등장해 참석자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스크린에 스파이더맨 영화가 상영되는 듯 했는데, 알고보니 스파이더맨이 삼성전자의 Z폴드8 3종 스마트폰을 제작해 이 기기로 악당들을 무찌른다는 영화같은 마케팅 영상이었다. 이윽고 스파이더맨의 친구인 '네드' 역의 배우 '제이콥 배덜런'(Jacob Batalon)이 공간이동을 한 것처럼 현장에 등장했다. 그는 이번 신제품으로 '스파이디 트랙커'를 구동하면서 지도를 열어 스파이더맨의 위치를 살피는 등 갤럭시Z8 시리즈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소개했는데, 현장에 실제 스파이더맨이 등장해 벽을 타고 올라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날 소개된 갤럭시Z8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연내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이 출시를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의 새로운 폼팩터가 시장의 관심을 선제적으로 사로잡을지 관심이 커진다.
현장에서 만난 베트남 인플루언서 '단 앤(Dan Anh)'씨는 "일단 쇼에 스파이더맨이 등장해 깜짝 놀랐고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새로워진 스마트폰 중에서는 Z폴드8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데 이제 일상에서 스마트폰으로 책을 봐도 충분한 사이즈가 된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언팩 행사를 처음 찾았다는 중국 인플루언서 '리오나'씨는 "새로운 AI 기능 중에 '마이팬캠'이 특히 좋았다"면서 "직업이 안무가(DANCE DIRECTOR)이다보니 한 명씩 따로 안무를 살펴볼 수 있는 기능이 꼭 필요했다"고 소감을 밝혔다.